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벌금형이 확정된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와 경영 책임자였던 황창규 전 KT 회장이 소액주주들에게 일부 배상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박모씨 등 KT 소액주주 35명이 황 전 회장과 이석채 전 회장, 구 전 대표 등 전현직 임원 1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소액주주들은 2019년 3월 KT 전현직 임원의 위법행위로 손해를 봤다며 76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구 전 대표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는 검찰과 구 전 대표 측 상고 포기로 벌금 700만원형이 확정됐으나, 업무상 횡령 혐의 사건은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 사건 손해배상 소송은 1심과 2심 모두 구 전 대표와 황 전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전현직 임원의 법령 위반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구 전 대표에 대해선 법령 위반 등 사실을 인정했으나, 정치자금으로 제공된 금액이 반환돼 회사의 손해가 전보됐다는 이유 등으로 배상 책임이 없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전현직 임원의 배상 책임이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특히 감사의무 위반으로 발생한 손해의 범위를 더 넓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법원은 무궁화위성 3호 매각, 미르재단 출연, 아현지사 화재 등과 관련해서는 피고들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임무를 방치한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을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