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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 이어 이란… 美, 中의 ‘값싼 원유 공급망’ 조이기? [美, 이란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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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2025년 수출량 80%가 中으로
中 경제·군사력 유지 결정적 역할
中 “美·이스라엘 국제법 위반” 비판
왕이 “이란 주권·안전 수호 지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을 향한 대규모 공습이 중국을 겨냥한 압박 차원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글로벌 경제와 군사, 정치 등 다방면에서 미국의 핵심 경쟁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값싼 석유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전략이라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워싱턴과 유럽 등의 분석가들 말을 인용해 이란에 대한 미국의 대규모 공습이 미·중 전략 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의 입지를 압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다량의 석유가 필요한 중국에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국가라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1일(현지시간) ‘장대한 분노’ 작전에 참가한 미국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장대한 분노’ 작전에 참가한 미국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AFP연합뉴스

이란은 미국 및 유럽 등의 경제 제재로 원유 판매 경로가 막힌 이후 상당 기간 중국 시장에 의존해 왔다. 시장 분석기업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이 수출한 석유의 80% 이상이 중국으로 향했다. 원유의 판매 경로가 사실상 중국만 남은 이란은 판매가를 낮출 수밖에 없었고, 이는 중국 경제뿐 아니라 군사력 유지에도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는 분석이다. 영국 싱크탱크 정보방어전략센터(CIDC)의 마디 카파로프 수석연구원은 “군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석유 공급이 필요한 만큼 이는 중국 군사력 유지에 큰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민간 경제의 경우 재생 에너지 기반으로 상당 부분 전환했지만 군사력은 여전히 기존 석유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고 카파로프 연구원은 설명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 1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하고 정권을 붕괴시키며 중국의 값싼 원유 공급망에 큰 타격을 가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역시 이란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저가 에너지를 확보해 제조업 원가 경쟁력과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이번 이란 공격을 통해 중국은 베네수엘라와 이란이라는 거대 원유 공급망 두 개를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설사 이란 정권이 조기에 붕괴하지 않더라도 정유시설 타격과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으로 공급망 타격은 이미 현실화돼 중국은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 AP연합뉴스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 AP연합뉴스

이란 타격은 경제적 압박뿐 아니라 정치적 압박으로도 작용한다는 평가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예산평가센터(CSBA)의 로스 배비지 비상임 선임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 등이 지원하던 독재국가들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베이징과 모스크바의 전략적 영향력이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예민한 반응도 이러한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2일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 없이 이란에 군사적 타격을 가한 것은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정면 비판했다.

 

앞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주권 국가 지도자를 살해하고 정권교체를 선동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왕이 외교부장은 2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이란의 주권·안전·영토 보전과 민족적 존엄을 수호하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