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청바지 시장을 지배해 온 ‘와이드 팬츠’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아직 통이 넓은 바지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바지와 다리 라인이 맞아 떨어지는 스트레이트 팬츠가 와이드 팬츠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클래식 라인의 ‘스트레이트 핏’이 바지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020년대 들어서 국내 패션 시장은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가 대세였다. 최근 5∼6년간 와이드 팬츠는 이른바 ‘국민 바지’로 불리며 강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스트레이트 핏’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도하게 넓은 실루엣 대신 단정하면서도 체형을 정리해주는 실루엣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뿐만 아니다. 글로벌 브랜드 흐름도 비슷하다. 글로벌 브랜드 ‘발렌시아가’는 최근 컬렉션에서 스트레이트 실루엣 데님을 선보였다.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 격인 유니클로는 JWA 앤더슨과 협업한 스트레이트 진을 출시했다. 명품과 일반 패션 업계를 가리지 않고 클래식 핏을 재조명하고 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청바지가 출근용 바지로도 인식되면서, 단정한 느낌의 스트레이트 팬츠를 원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국내 주요 패션 기업들은 ‘클래식 핏’을 앞세운 청바지를 속속 선보인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여성 브랜드 ‘이즈멜본’은 슬랙스에서 검증된 체형 맞춤 설계를 데님에도 적용한다. 출근용 청바지 수요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즈멜본의 차별점은 한국 여성 체형을 고려한 핏 세분화다. 지난해 25FW(가을겨울) 시즌에는 3040 여성 고객과의 직접 피팅을 통해 슬랙스를 부츠컷·원턱·투턱형으로 나눴고, 사방 스판 소재와 허리 밴딩 적용으로 착용감을 개선했다. 다양한 기장 옵션을 마련해 수선 부담을 줄인 점도 특징이다.
26SS(봄여름) 시즌에는 데님 라인을 강화했다. 스트레이트 핏의 ‘밴딩 일자 데님’을 비롯해 ▲인밴딩 와이드 ▲플레어 ▲절개 데님 ▲카펜터 팬츠 ▲배럴 팬츠 등 총 6가지 핏을 선보인다. 히든 밴딩으로 외관은 깔끔하게 유지하면서 허리 라인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설계를 적용했다.
이랜드리테일 이즈멜본 관계자는 “지난해 슬랙스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출근용 기본 아이템 수요를 확인했다”며 “2026년에는 스트레이트 핏을 포함한 데님 라인을 강화해 출근룩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