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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담은 ‘힐링 도서관’… 한 발 더 시민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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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원 책쉼터’ 확대

현재 192억 투입 10곳 조성 운영
2025년 10월 기준 누적 156만명 발길
총 20곳 목표… 올해 강북 5곳 추가
공연·전시 등 복합문화공간 확장

서울 성동구 금호역에서 아파트단지를 지나 매봉산 자락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숲 한가운데 아담한 도서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2020년 10월 문을 연 응봉근린공원(매봉산) 책쉼터다. 지하 1층∼지상 1층 규모에 연면적 378㎡ 남짓한 아담한 건물이다. 목재 서가로 꾸민 내부는 숲속에서 책을 읽는 듯한 분위기를 만든다.

숲을 향해 낸 통창은 빛을 오롯이 공간 내부로 끌어들인다. 사계절마다 달라지는 숲의 표정도 한눈에 담긴다. 나무와 유리로 마감한 외관은 주변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지하 1층 외부 계단은 매봉산 전망대 산책길과 치유숲길로 이어진다. 책을 읽은 뒤 숲길을 걷거나, 산책을 마친 뒤 들러 쉬어가기 좋은 동선이다. 타원형 마당과 개방형 구조는 공간을 더욱 시원하게 열어 실내외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장서 보유량도 1만여권 수준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공원 내 책쉼터 조성사업’을 매년 확대하고 있다. 전체 자치구에 책쉼터 20곳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현재는 19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성동구 응봉근린공원과 양천구 양천근린공원, 광진구 아차산근린공원 등 10곳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2일 시에 따르면 올해는 49억8400만원을 들여 강북권 5개 근린공원에 확충할 계획이다. 중랑구 용마산폭포공원과 성북구 개운산근린공원은 공사를 진행 중이고, 은평구 봉산근린공원·도봉구 초안산근린공원·강북구 북한산근린공원은 설계용역 등 사전절차를 밟고 있다.

시가 공원 내 책쉼터를 확충하는 이유는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독서를 즐기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18년 종로구 삼청공원 숲속 도서관을 소개하면서 “힐링의 장소로 특별히 설계됐다”고 소개한 바 있다.

책쉼터는 단순한 도서관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설계된다. 커뮤니티공간과 도서(자료)공간, 휴게공간, 수유공간 등을 갖추고, 운영 방식에 따라 건물 밖 자연과 연계된 공연이나 전시도 가능하다. 가을철 응봉근린공원 책쉼터 야외 테라스에서 열리는 페이스페인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팝업북 체험 운영, 양천공원 책쉼터에서 열리는 ‘첼로 노래하는 나무’ 공연 등도 이런 취지에서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외국 대사관과 협업하는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성북구와 성북문화재단은 지난해 9월 핀란드 대사관과 손잡고 오동근린공원 책쉼터에서 ‘핀란드 그림책展: 무민의 숲’을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그림책을 통해 핀란드 문화를 소개하고, 무민 컬러링 부스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무민은 작가 토베 얀손이 만든 캐릭터다.

‘자연 속 치유’ 개념이 독서·문화와 결합하면서 시민 만족도도 매우 높게 나타난다. 지난해 10월 기준 책쉼터 10곳을 이용한 누적 인원은 156만914명으로 집계됐다. 광진구 아차산 근린공원 책쉼터가 46만665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성북구 오동근린공원(35만6872명), 양천구 양천근린공원(29만740명), 성동구 응봉근린공원(17만8052명) 순이었다. 10곳에 대한 시설·프로그램 등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조사 결과는 대체로 92∼98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실제 지난달 25일 찾은 응봉근린공원 책쉼터에는 평일(수요일) 오후였지만 자리가 꽉 찰 정도로 이용객이 많았다. 특히 공원 전경을 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창가 자리는 매일 꽉 찰 정도로 인기가 좋다는 전언이다. 책쉼터 관계자는 “대체로 숲 주변에 아파트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며 “주말에는 다른 지역에 사는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오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시 정원도시국장은 “책쉼터는 시민들의 일상에 자연과 문화가 스며드는 공간으로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운영을 강화하고,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시민친화적 공간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