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부동산 시장에 ‘공급 가뭄’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 전국에서 쏟아진 민간 아파트 청약 물량이 15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 치면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 2011년 이후 역대 두 번째 ‘최저치’ 기록
3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전국 민간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1순위 기준)은 총 3910가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416가구)보다 약 27.8% 줄어든 수치이며, 공급이 비교적 활발했던 2024년 1월과 2월(1만 7580가구)과 비교하면 무려 77.8%가 급감한 결과다.
이 같은 수치는 업체가 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래 2011년(3864가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적은 기록이다. 사실상 15년 만에 연초 분양 시장이 가장 차갑게 얼어붙었다고 볼 수 있다.
◆ 건설사가 분양 핸들 꺾은 이유
공급 물량이 수직 하락한 배경에는 ‘공사비 리스크’와 ‘시장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건설사들이 과거처럼 공격적인 분양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리하게 분양을 진행하기보다는 사업성을 꼼꼼하게 검토하며 공급 시기를 신중하게 조율한 결과가 물량 축소 흐름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별 편차도 극심하다. 전체 물량의 약 46.3%인 1812가구가 경기도에 쏠렸으며 인천(656가구), 대전(341가구), 부산(304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서울은 단 151가구 공급에 그쳐 수도권 내에서도 신축 단지에 대한 갈증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대구나 세종, 강원, 경북 등 일부 지방에서는 두 달간 단 한 건의 민간 아파트 청약 일정조차 잡히지 않아 지역별 신규 공급에 뚜렷한 편차를 나타냈다.
◆ ‘옥석 가리기’ 본격화되는 3월 분양 시장
전문가들은 연초의 극심한 공급 부족이 오히려 신축 아파트의 희소가치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공급이 줄어든 만큼, 입지 조건이 좋거나 브랜드 가치가 있는 이른바 ‘알짜 단지’에 수요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연초 극심했던 공급 가뭄으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시장의 갈증과 희소가치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봄 분양 시장의 포문을 여는 3월에 모처럼 알짜 물량들이 풀리는 만큼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