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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포 입장 마감? 격세지감”…‘전하’ 보러 몰리자 긴급 공지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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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 배경 영월에 인파 몰려
‘청령포’ 조기 입장 마감 등 SNS에 공지 게시

영화 한 편이 도시의 시계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3·1절 연휴, 극장가를 독무대로 만든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 이야기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 등장하는 엄흥도(유해진 분) 스틸컷. 네이버 제공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 등장하는 엄흥도(유해진 분) 스틸컷. 네이버 제공

 

3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이어진 나흘간 무려 247만9000여명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 전국 누적 관객 수는 921만명으로 이번주 안에 1000만 영화 등극이 확실시된다.

 

‘왕사남’ 흥행 화력은 폭발적이다. 연휴의 시작이었던 지난달 27일 27만명으로 시동을 걸더니 3·1절에는 하루에만 81만7000명이라는 경이로운 관객 숫자를 기록했다.

 

극장가 매출 점유율은 최고 83.4%로 극장을 찾은 관객 10명 중 8명이 이 영화를 본 셈이다. 영화 속 왕의 비극적인 유배지와 그를 둘러싼 아름답고도 서글픈 영월의 풍광은 관객들의 발걸음을 스크린 바깥의 실제 현장으로 이끌고 있다.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배경인 강원 영월군이 영화 개봉 후 몰리는 관광객들의 안전과 교통 확보 등을 위해 지난달 28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청령포 방문 관련 공지사항 및 인근 관광지 이용 협조 요청’ 공지문. 영월군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배경인 강원 영월군이 영화 개봉 후 몰리는 관광객들의 안전과 교통 확보 등을 위해 지난달 28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청령포 방문 관련 공지사항 및 인근 관광지 이용 협조 요청’ 공지문. 영월군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이러한 상황에서 작품의 배경이 되는 강원 영월군은 유례없는 인파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공지까지 내면서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영화의 인기가 치솟자 영월군 공식 SNS는 그야말로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는 공지글이 이어졌다.

 

지난달 27일 인파 유입에 따른 혼잡을 예상한 듯 폐쇄회로(CC)TV 주차 단속 구간 등 안내를 낸 영월군은 평일과 주말·공휴일을 가리지 않고 시가지 일대 25분 단속 원칙을 재확인한 후, 관광객들에게 점심시간 유예 외에는 엄격한 주정차 질서 준수를 당부했다.

 

28일에는 ‘청령포 방문 관련 협조 요청’ 공지가 올라왔다.

 

유배지이자 영화의 핵심 장소인 청령포 방문객 폭증으로 매표와 선박 탑승 대기 시간이 늘어난다면서다. 영월군은 “사방이 강으로 둘러싸인 지형적 특성상 선박 이용이 필수”라며, “청령포와 인근 관광지로 이동할 때는 택시를 이용하면 더 편하게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이례적인 권고도 내걸었다.

 

연휴의 정점이었던 지난 1일 상황은 결국 청령포 입장 조기 마감으로 이어졌다.

 

영월군은 “현장 상황에 따라 16시 이후 도착 예정인 분들의 입장을 제한한다”고 알렸다.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처럼 영월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인근 다른 관광지를 방문해달라’ 등의 공지는 ‘왕사남’의 신드롬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했다.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배경인 강원 영월군이 영화 개봉 후 몰리는 관광객이 참고하도록 지난 2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장릉·청령포 운영 안내’ 공지문. 영월군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배경인 강원 영월군이 영화 개봉 후 몰리는 관광객이 참고하도록 지난 2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장릉·청령포 운영 안내’ 공지문. 영월군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이렇다 보니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2년 전에 갔을 때는 우리 가족 뿐이었는데’라거나  ‘그렇게 조용하던 영월이 웬일인가’ 등 놀랍다는 누리꾼들의 반응도 눈에 띈다.

 

영화 한 편이 10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영월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기분 좋은 몸살’을 앓고 있다.

 

영화 속 왕은 고립된 섬 청령포에서 외로움과 싸웠지만 올해의 청령포는 그 왕을 만나러 온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영월군의 SNS 공지에 한 누리꾼은 “청령포 입장 마감이라니 격세지감”이라며 “원래는 배가 사람을 기다리는 곳이었는데”라고 믿기지 않는다는 댓글을 달아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