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가 제3자에게 특정 주식을 사도록 한 뒤 해당 종목을 추천하는 기업분석 리포트를 냈다면 금전적 이해관계가 없어도 투자자를 속이거나 시장을 왜곡하는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최근 애널리스트 A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본인이 작성하는 기업분석 리포트를 공표하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용해 미리 소속 증권사 대표와 자신의 장모 등 제3자에게 이익을 취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7년 2월∼2020년 4월 이들의 증권계좌를 관리하는 비서와 증권사 직원에게 미리 해당 종목을 매수하게 한 뒤 분석자료를 공표해 주가가 오르면 팔게 하는 수법으로 대표에게 1억3960만원, 장모에게 1390만원의 이익을 몰아준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1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는 무죄라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행위가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A씨의 공표 행위로 금융상품 거래 등 자본시장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A씨가 매매할 주식의 수량과 금액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며 사실상 투자 주체로 나섰고, 주식 거래로 직접적 이익을 얻진 않았더라도 향후 이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는 점도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