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란의 보복 대응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란은 값싼 드론으로 미국·이스라엘의 비싼 요격미사일을 소진시키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지상군을 전개하며 헤즈볼라를 더 거세게 몰아붙였다.
3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이스라엘은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에 지상군까지 전개했다.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국경 너머 레바논 남부에 “추가 전략적 요충지”를 장악하라고 군에 지시한 직후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에피 데프린은 이날 TV 성명을 통해 “북부사령부가 전진해 주요 지형을 장악하고 있으며, 우리 주민과 위협 사이에 완충지대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란 국영 IRIB방송 건물도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폭격은 이 지역에 대한 공습을 예고하고 주민 대피를 권고한 뒤 이뤄졌다. 이에 IRIB방송은 “본부 근처에서 두 차례 폭발이 있었으나 운영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헤즈볼라의 거점과 무기 저장 시설도 타격했다. 이스라엘은 베이루트 공격으로 헤즈볼라 정보 책임자인 후세인 마클라드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레바논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52명이 사망하고 154명이 부상했다. 헤즈볼라와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의 반격도 지속됐다.
미군은 이날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부와 지휘시설, 이란 방공망과 미사일·드론 발사시설 등을 다수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전날 “오만만에서 이란 군함 11척을 파괴했다”며 “이제 오만만에 이란 군함은 없다”고 발표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번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핵물질 농축시설 장소 중 한 곳인 나탄즈에 일부 피해가 있었다면서도 “지하 부분으로 가는 출입구 건물동이 손상돼 방사능 누출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인명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이란 적신월사는 공습으로 인한 이란 내 사망자가 최소 78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을 활용해 중동 내 미군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지속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란 드론 두 대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미국대사관을 공격했다. 사우디 국방부는 “제한적인 화재와 경미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엔 쿠웨이트 주재 미국대사관이 공격받았다. 이란은 이스라엘 수도인 텔아비브 등을 겨냥해서도 탄도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 이 공격으로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고, 텔아비브 상공에서는 미사일 요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음이 들렸다.
이란의 공격에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의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3곳도 피해를 봤다. 드론이 부딪치면서 화재와 그로 인한 침수가 발생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로이터에 AWS를 이용하는 금융기관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번 미국·이스라엘과의 교전에서 2만달러(약 2930만원)짜리 드론을 우선 사용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드론에 400만달러(약 58억6000만원)에 달하는 요격미사일을 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켈리 그리에코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를 두고 “방어하는 측의 요격미사일을 고갈시키고 걸프 국가들의 정치적 의지를 꺾어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중단하도록 압박하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의 공습역량이 언제 바닥날지는 불확실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미사일 거점 타격을 지속하고 있지만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란이 하루 400기의 샤헤드 계열 드론을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무기 재고는 결국 고갈되겠지만, 이란 정권 자체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쟁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