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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기름 넣고 왔다” 온라인에 인증담…일부 주유소 ‘1600원대’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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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넷’ 등록 기준 수도권 1600원대 휘발유
이익 기대에도 불확실성…정유업계는 과제
‘기름값 폭증’ 우려 없다 반응…비축유 확보

“기름값 오를까 봐 출근길에 미리 넣고 왔습니다.”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발 긴장이 고조된 4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가 상승을 예견한 누리꾼들의 이른바 ‘주유 인증담’이 줄을 이었다.

 

오는 주말 장거리 운전이 예정됐다는 한 누리꾼은 “미리 기름을 채워두긴 했는데, 하필 이 시점에 장거리를 뛰게 생겼다”며 여행 계획을 고민 중이라는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따른 중동발 긴장이 고조된 4일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록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스1
미국의 이란 공격에 따른 중동발 긴장이 고조된 4일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록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생활비와 가장 직결된 기름값 향방에 시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11시를 전후해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등록된 보통휘발유 가격을 살펴보면, 수도권에는 여전히 1600원대를 유지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키는 주유소들이 눈에 띈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유가는 1765.70원, 서울 평균은 1835.77원을 기록 중이다.

 

서울 은평구의 A주유소는 1649원으로 가장 저렴한 수준을 보였으며, 마포구 B주유소(1659원)와 서대문구 C주유소(1662원)가 그 뒤를 이었다. 서초구 D주유소와 구로구 E주유소는 각각 1673원과 1685원으로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도 적지 않은 가격 차이를 보였다.

 

인천 지역에서는 중구 F주유소와 서구 G주유소가 나란히 1693원을 기록 중이며, 동구 H주유소(1695원)와 중구 I주유소(1697원)도 1700원선 아래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안성시 J주유소가 1636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고양시 K주유소(1644원), 용인시 L·M주유소(1650원) 등도 알뜰 주유족들의 발길을 붙잡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원유 수입 운송 기간과 유통 재고 소진 시차 등을 고려할 때, 국제 유가 변동이 국내 판매가에 반영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당장 내일 아침 기름 값이 폭등할 거라는 과도한 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조언인데, 향후 가격 인상에 대비한 주유를 합리적으로 볼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4일 인천 연수구 송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터미널에 LNG 수송선이 정박해 있다. 인천=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4일 인천 연수구 송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터미널에 LNG 수송선이 정박해 있다. 인천=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정유업계에도 무거운 과제다.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비를 뺀 ‘정제마진’은 지난 3일 배럴당 26.6달러를 기록하며 손익분기점(5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단기적으로는 이익 급증이 기대되지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 국제 교역 위축과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절벽’이 닥칠 수 있다는 리스크가 크다.

 

재고평가이익이라는 단기 호재 속에서도 도입 물량의 70%가 중동산인 탓에 수급 불안과 운임 상승이라는 불확실성이 제기돼 국내 정유사들도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중장기적으로 원유 공급선을 중동 외 지역으로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가 1억 배럴 가까운 원유를 보유하고 있는 등 민관이 약 7개월 분의 비축유를 확보한 만큼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일부 업계 시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