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도전 끝에 코스피(KOSPI) 입성이라는 꿈을 이뤘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하루였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역대급 대외 악재라는 ‘퍼펙트 스톰’을 만났다.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 위기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케이뱅크는 상장 첫날부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5일 코스피 시장에 첫선을 보인 케이뱅크의 주가는 한마디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시가는 공모가(8300원) 대비 8.43% 오른 9000원으로 출발하며 순항하는 듯했다. 장 초반 최고 9880원까지 오르며 투자자들에게 ‘따상’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를 심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매도세가 짙어지면서 주가는 이내 고꾸라졌다.
오후 들어 상황은 더 급박하게 돌아갔다. 장중 저가가 8120원까지 떨어지며 공모가를 하회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상장 첫날 공모가를 지키지 못하는 ‘공모가 붕괴’는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뼈아픈 결과다. 다행히 장 마감 직전 뒷심을 발휘해 8330원으로 턱걸이 마감을 했으나, 시장의 평가는 싸늘했다. 이날 기준 케이뱅크의 시가총액은 3조 3794억 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상장 타이밍에 대해 ‘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 가치와 별개로 대외적인 매크로 환경이 너무 좋지 않다”며 “미란 전쟁 위기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상황에서 신규 상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케이뱅크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자본 기반을 한층 강화하고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디지털 자산을 비롯한 신사업 투자 등 미래 성장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