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출범 후 첫 전국단위 선거인 9회 동시지방선거가 90일이 채 남지 않으면서 여야가 공천작업 착수 등 본격적인 움직임에 돌입했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강원, 인천, 경남 광역자치단체장을 단수 공천하는 등 발걸음이 빠르다. 지역별 경선 일정도 확정하고 있다. 지방 통합 여부에 따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이재명정부 고위공직자들의 출마도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도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밑작업에 나섰지만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낮은 정당지지율 등 불리한 구도가 후보 등록 과정에서도 드러난다는 평가다. 이는 예비후보자 등록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기초자치단체장이나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자 소속정당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 후보들이 국민의힘 후보들을 월등히 앞섰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대구·경북(TK) 등 유리한 지역에만 쏠리고 있다.
◆與 ‘단수공천’… 野는 ‘인물난’
5일 민주당에 따르면 현재까지 17개 광역 시·도 단체장 중 3곳의 단수공천을 마무리했다. 당초 민주당은 취약지역의 경우 후보를 빨리 확정지어 선거 준비를 충실히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는데, 강원특별자치도지사에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인천광역시장 박찬대 전 원내대표, 경상남도지사에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소속 현직 시·도지사가 있는 지역에 단수 공천을 확정했다.
다른 시·도지역 경선 일정도 속속 준비 중이다. 민주당은 행정통합이 이뤄진 전남·광주와 경기, 서울에서 예비경선을 치르기로 했고, 다른 지역은 본경선부터 시작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월 말, 4월 초쯤엔 지방선거 본경선을 실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남·광주는 20~21일, 경기 21~22일, 서울 27~28일 예비경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본경선은 3일간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경선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에는 결선투표가 이뤄지는데, 민주당은 충청권을 시작으로 호남, 경기, 서울 순으로 결선투표를 치르려는 안을 내부 검토 중이다.
광역지사에 나설 후보군 중에는 이재명정부 고위공직자 출신들이 나설지도 관심이 쏠린다. 충청권의 경우 충남 아산을 지역구로 뒀던 강 비서실장의 대전·충남특별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어려워지는 형국 속에서 강 비서실장의 거취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해졌다. 민주당 내에서는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충남지사 출마를 공식화했다. 통합 선거가 치러지는 전남·광주 특별시장에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낮다.
승기를 위한 물밑작업으로 분주한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을 제외하곤 유력 후보를 구하지 못하는 인물난에 허덕이는 모습이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에는 오세훈 현 시장의 5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윤희숙 전 혁신위원장과 이상규 성북을 당협위원장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나경원·안철수 의원과 신동욱 최고위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후보들 간 토너먼트 형식의 경선을 진행한 뒤 최종 승자가 현역인 오 시장과 겨루는 방식의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후보로는 양향자 최고위원이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했다.이외에도 조광한 최고위원과 원유철·심재철 전 의원이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지사 차출설이 제기된 유승민 전 의원은 수차례 불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거물급 인사들의 고사가 이어지는 수도권과 달리 보수의 텃밭인 대구는 시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대구시장 후보 도전을 공식화한 현직 의원만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추경호 전 원내대표, 윤재옥·유영하·최은석 의원 5명이고, 원외에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재만 전 동구청장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부산의 경우 현직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주진우 의원이 출마를 검토 중이다. 인천의 경우 현직 유정복 인천시장이 3선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에 대해 “단수공천을 당연하게 기대하지 말라”고 발언한 만큼 주요 광역자치단체장 자리를 둔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與는 ‘몰리고’, 野는 ‘쏠리고’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여야의 모습은 예비후보자 등록현황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세계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이날 오전까지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예비후보자 등록현황표를 제공받아 분석한 결과 민주당 후보로 나서겠다는 후보들이 국민의힘을 월등히 앞섰다. 기초단체장에서는 민주당 후보 312명, 국민의힘 후보 155명이었으며 광역의원에서는 민주당 후보 567명, 국민의힘 후보 221명이었다. 기초의원에서는 민주당 후보 925명, 국민의힘 후보 472명이었다. 모두 민주당이 2배가량 많다.
국민의힘 후보는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에 비해 적게 등록했지만 TK에서만큼은 민주당 후보들보다 앞섰다. ‘보수의 텃밭’에만 몰리는 경향이 광역자치단체장뿐 아니라 다른 선거에서도 엿보이는 것이다. 기초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의 경우 국민의힘 후보는 대구에서 20명, 경북에서 97명으로 민주당 대구 13명, 경북 24명보다 앞섰다. 반면 경기도의 경우 국민의힘 후보는 87명이 등록한 반면 민주당 후보는 167명이나 등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