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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당분간 ‘핑퐁장세’… 과도한 ‘빚투’ 증시 하락 뇌관 우려 [美·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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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폭 장중 12%… 5583.90 마감

펀더멘털 변화보다 투매공포 작용
132조 대기자금 전쟁에 과민 반응
삼전 11%·하이닉스 10% 넘게 회복
6000선 부근까지 되돌림추세 무게

신용거래 융자 잔고 33조원 달해
하락장서 반대매매 땐 변동성 커져

국내 증시 역사상 최악의 하루를 보낸 코스피가 5일엔 역대급 폭등을 기록하며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갔다. 마찬가지로 두 자릿수 하락률을 나타냈던 코스닥지수도 이날 하루 14%가 뛰며 급반등했다. 다만 중동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급락 구간에서 ‘빚투’(빚내서 투자)가 또다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남아 있다.

 

오늘도 더 오르길…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나오고 있다. 중동사태 이후 이틀간 역대급 폭락을 경험한 두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각각 490.36포인트(9.63%), 137.97포인트(14.10%) 오른 5583.90과 1116.41에 장을 마쳤다. 전날 야간거래에서 150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8.1원 내린 1468.1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제원 선임기자
오늘도 더 오르길…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나오고 있다. 중동사태 이후 이틀간 역대급 폭락을 경험한 두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각각 490.36포인트(9.63%), 137.97포인트(14.10%) 오른 5583.90과 1116.41에 장을 마쳤다. 전날 야간거래에서 150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8.1원 내린 1468.1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제원 선임기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9.63%)은 2000년 들어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락장을 이어가던 2008년 10월30일 하루 사이 11.95% 오른 것이 직전 최고 상승률이었다. 이날 코스피의 장중 최고치(5715.30·12.21%) 기준으로는 이 기록마저 넘어선다. 상승폭(490.36포인트)으로는 역대 가장 컸다. 전날 코스피(-12.06%)보다 더 크게 빠졌던 코스닥(-14.00%)도 이날 14.10%나 오르며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이틀 큰 폭으로 하락했던 삼성전자는 11.27% 오른 19만1600원, SK하이닉스는 10.84% 뛴 94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9.38%)와 기아(6.19%) 등 주요 종목들도 대부분 크게 올랐다.

 

3일부터 이어진 국내 증시의 급등락세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변화보다는 투자 심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상황과 관련한 단기 이슈에 주식시장이 민간하게 반응하고 132조원 규모가 쌓인 증시 대기자금이 극단적인 쏠림 현상을 만든다는 것이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4일)의 매도는 공포가 공포를 부른 투매 성격이 강했고, 이날 상승도 심리 변화에 따른 반등 성격이 크다”며 “당분간 지정학적 이슈나 주요 발언에 따라 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핑퐁’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 “전날 하락은 극단적인 과민 반응”이라고 짚으며 “국내 증시에 풍부한 유동성이 유입된 상황에서 지수가 다시 6000선 부근으로 되돌림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상승 국면에서 맞이한 급락은 일반적인 경우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고 강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과거 이틀간 10% 넘게 급락한 사례를 보면 일주일 내 5% 내외의 반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처럼 수출 호조와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는 구간에서는 반등 속도가 빨랐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이란 공습작전 중인 미 해군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 AFP연합뉴스
지난 3일 이란 공습작전 중인 미 해군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 AFP연합뉴스

중동 위기가 끝나지 않은 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특히 유가와 원·달러 환율, 금리 변동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고유가가 지속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환율 및 수급 부담을 재점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신용거래융자나 미수 거래 같은 ‘빚투’가 증시 하락의 뇌관으로 작용할 우려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와 미수 거래는 모두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적은 자금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문제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다. 신용융자로 매수한 주식은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담보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투자자는 원치 않는 시점에 주식을 낮은 가격에 청산당할 수 있는 것이다.

 

과도한 빚투는 시장 전체 차원에서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증시 급락으로 반대매매가 연이어 발생하면 강제 청산 물량이 쏟아지며 낙폭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추가 반대매매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1977억원으로 전날(32조8040억원)보다 늘어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