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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통합 무산' 후폭풍… 이강덕 vs 이철우 양강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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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덕, 졸속 행정통합 일관된 반대
민주당에 손내민 이철우, 지역에서 뒷말
행정가 이강덕의 소신 vs 정치가 이철우의 셈법

정치권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TK행정통합 관련 책임론이 경선의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간 TK행정통합에 대해 반쪽짜리 통합이라며 반대의사를 꾸준히 밝혀온 3선 포항시장 출신 이강덕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예비후보와 행정통합을 주장해온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양강구도로 대결구도가 고착화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이 전 시장이 행정통합 무산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강덕 경북도지사 예비후보(왼쪽)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경북도지사 예비후보(왼쪽)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TK통합은 ‘앙꼬 없는 찐빵’ 비판”

 

7일 대구와 경북 정가에 따르면 이 예비후보는 지난 1월부터 꾸준히 대구경북 통합법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1월19일  ‘돈으로 사는 행정통합,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진정한 가치를 버리는 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같은달 21일에는 “선거용 사탕발림에 지역의 미래를 내줄 수 없다”며 “속도보다는 방향을, 형식보다는 내용을 채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고, 포항시장 퇴임 하루 전인 지난달 8일에는 TK 행정통합 특별법의 부처 검토 의견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법안의 3분의 1이 사실상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앙꼬 없는 찐빵’ 같은 특별법으로 도대체 어떤 미래를 그리겠다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이강덕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지난달 25일 경산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산을 전통 제조업 중심 구조에서 AI와 결합한 미래 성장산업 구조로 변혁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강덕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이강덕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지난달 25일 경산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산을 전통 제조업 중심 구조에서 AI와 결합한 미래 성장산업 구조로 변혁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강덕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지난달 13일에는 민주당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을 강행 처리한 데 반발하며, 특별법 통과를 독려한 이 지사를 향해 “국민의힘 소속인 경북도지사가 이러한 누더기 법안 통과를 독려한 것은 해당(害黨) 행위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고, 15일에는 이 지사를 향해 행정통합 추진의 진정성을 입증하려면 불출마를 선언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최근엔 전남·광주 통합법안을 비교한 결과 인공지능(AI) 분야 특례가 1대 8 수준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법안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경북도 “사실 달라”...핵심 쟁점은 빠져

 

이에 경상북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보도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경상북도는 “특별법은 통합의 특성상 특정 지역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통적이고 형평있는 특별법 제정 방향에 따라 국회 법안심사 및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조정·추가·보완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통합 특별법과 대구경북통합 특별법은 차별이 없다는게 경상북도, 즉 사실상 이 지사측의 입장인 셈이다.

 

문제는 경상북도의 해명에는 정작 핵심 쟁점이 빠져 있다. 현재 법안에는 구체적으로 통합시 각 지역별 지원혜택이 포함돼있다. 하지만 대구경북통합 특별법의 경우 신공항 주변지역 개발과 인공지능산업, 반도체산업, 모빌리티산업, 산업전환 국가재정 지원, 소재.부품.장비산업, 도심공항교통(UAM), 그린바이오산업, 글로벌 의료관광, 물순환 촉진 등의 지원책이 빠져있거나 빈약하다는게 이 예비후보측 입장이다. 이 예비후보측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7개 지원책이 전남.광주 특별법괴 달리 조문 자체가 없거나 우선지원 및 국가재정 지원, 의무조항 등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이 예비후보는 “누가 도민을 왜곡하고 있는지, 어떤 법안이 더 밀도 있고 실질적인 지원 근거를 담고 있는지 도민 여러분께서 직접 판단하실 수 있도록 하자”며 다시 한번 이 지사를 향해 1대1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예비후보가 제기한 문제들은 현재 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 여론의 주요 논거로 활용되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가 사실상 무산된 배경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이간계가 작용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 경북도청 제공
이철우 경북지사. 경북도청 제공

◆민주당에 손내민 이철우, 지역에선 뒷말

 

지역정가에선 이 지사가 전남·광주 통합법안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는 비판을 받는 대구·경북 통합법안의 통과를 위해 민주당 인사들에게 손을 내민데 대해 불편한 모습이 역력하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지난달 13일 한 방송에 나와 “대구 경북 통합법의 경우 정부랑 한 마디 상의할 시간도 없었는데 (법안 통과를) 완전히 대찬성하고 있다”며 “이철우 지사는 우리 민주당 의원들에게 ‘정말 행정통합은 위대한 일’이라고 말하면서 꼭 좀 도와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4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이철우 경북지사는 저에게도 ‘통과시켜 달라’며 전화와 문자를 보내왔다. 모두가 원한 일을 국민의힘 지도부가 반대, 결국 대구경북 시민들만 날벼락을 맞고 말았다”고 썼다.

 

2·28 대구 민주의거 행사장에선 김민석 총리에게 대구·경북 행정통합 통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현직 경북도의원은 “이번 통합무산의 책임론을 두고 여야가 갈등하는 상황”이라며 “아무리 TK통합법안이 선거에 유리하다하더라도 중앙당에서 이번 통합 무산과 관련해 민주당 책임론을 들고 나왔는데 민주당 인사들에게 쉽게 손을 내민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정가에선 현역 시장이 공석인 대구와 경북이 통합할 경우 경북지사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엎은 이 지사가 유리한 만큼 이번 특별법 통과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