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9일 국회에서 이른바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하며 먹거리에 관한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국회를 통과한 ‘개의 식용 목적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은 식용 목적의 개 사육·도살은 물론 이를 원료로 한 식품의 유통과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동물권 단체의 “기념비적인 역사”라는 환호와 “국가가 먹거리 선택권까지 침해한다”는 비판이 교차한 가운데, 공포 3년 후 시행 규정에 따라 법이 실효성을 발휘할 2027년 2월7일이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상남도가 6일 발표한 ‘2025년 가축 사육현황 조사’ 결과는 법안 통과 이후의 변화를 수치로 극명하게 증명한다.
지난해 12월1일 기준 경남 도내 개 사육두수는 4940마리에 그쳤다. 전년 7518마리보다 34.3%나 급감했다.
본격 법 시행을 앞두고 개 사육 농가들이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염소 사육두수가 4만4157마리에서 5만3434마리로 증가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개 사육 농가에서 빠져나간 일손이 염소로 향한다는 분석의 근거가 되고 있어서다.
개 식용 금지가 가시화되면서 염소는 유력한 대체 산업으로 부상했다. 보양식 문화를 향유하던 시장의 수요가 염소로 옮겨갔고, 농가들도 생존을 위해 염소 사육으로 눈을 돌렸다.
축산 지도의 중심축이 개에서 염소로 이동하는 ‘대전환’이 일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표의 이면에는 여전히 팽팽한 사회적 갈등이 숨 쉬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자유연대 등은 법안 통과 당시 이를 “동물권의 커다란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간 개는 감정을 교류하는 ‘가족’이면서도 식용으로 희생되는 모순적 지위에 놓여왔다는 지적이다.
동물해방물결과 한국동물보호연합도 “대한민국 동물권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순간”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 단체는 당시 농장에서 사육되던 식용 개가 52만여마리라는 정부 추산을 인용하며, 법 시행 전까지 개 식용이 완벽하게 종식되도록 부처 간 협력을 촉구했다.
반면 개 식용 금지법에 반대해온 육견협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당시 입장문에서 “생업을 유지해온 이들의 영업 손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개고기를 먹는 이들의 ‘먹을 권리’를 빼앗고 종사자들의 직업 선택 자유와 재산권을 강탈했다는 논리다.
정부는 업계를 위해 전업과 폐업 시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고 알렸었으나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내년 개 식용 종식의 완전한 달성을 목표로 삼은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6000여곳에 달하는 업소의 전·폐업 지원 정책을 이행하며 차질 없는 이행을 돕고 있다.
이와 함께 식문화 개선과 동물복지 인식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캠페인을 추진하며 대국민 공감대 확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법안 통과 이후 전체 개 사육 농장의 약 70%인 1072호가 폐업했다고 지난해 8월 밝혔다.
개 식용 종식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인식의 확산으로, 계획보다 폐업 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2024년 8월7일부터 내년 2월6일까지를 총 6구간으로 나누고 사육 농장의 폐업 신고를 단계적으로 접수하고 있다.
각 구간별 목표치로 세운 농장의 폐업 절차를 이행하며, ‘개 식용 없는 대한민국’을 향한 막바지 갈등 조정과 산업 재편에 농식품부는 박차를 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