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넣기가 무섭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정부가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에 칼을 빼 들었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치솟는 유가 상승세는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881.28원으로 전날보다 9.46원 올랐다. 이미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경유는 12.10원 상승한 1899.43원을 기록하며 ℓ당 190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7.76원 오른 1938.04원, 경유는 4.38원 상승한 1958.00원을 기록했다. 서울 시내 일부 주유소에서는 이미 2000원을 훌쩍 넘긴 가격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전날과 비교하면 하루 상승 폭은 다소 둔화했다. 전날 같은 시간 전국 휘발유 가격은 22원, 서울은 27.5원 올랐지만 이날은 한 자릿수 상승에 그쳤다. 경유 역시 전날 30원 이상 급등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전국 12원대, 서울 4원대 상승에 머물렀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3월 첫째 주(1~5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주 대비 55.3원 오른 1746.5원, 경유는 86.3원 상승한 1680.4원을 기록했다.
이번 유가 급등의 도화선은 중동이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이란이 보복 조치로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실제로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주보다 15.6달러 오른 배럴당 86.1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 역시 42.6달러 급등한 134.8달러를 기록하며 국내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기름값 상승이 민생 경제를 흔들자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반’을 가동해 시장 교란 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일부 주유소가 유가 상승기에 편승해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거나 물량을 쌓아두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불법 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특별 기획검사를 실시해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정유업계와 유통단체도 자정 노력에 나섰다. 대한석유협회 등 3개 관련 단체는 국제 유가 상승분이 국내 가격에 과도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공급 가격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 질서 유지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