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안을 놓고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강경파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법사위를 중심으로 다시 법안을 손질해야 한다는 요구다. 3월 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계획하고 있는 원내 지도부는 큰 수정은 어렵다는 기류다. 그동안 법사위 주장에 힘을 실어왔던 정청래 대표의 선택이 주목되는데 ‘물밑 조율’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강경파들은 공소청법안 등 정부안의 세부조항이 현행 검찰의 ‘검사동일체’ 원칙을 답습하고 있고, 검찰이 수사권을 우회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통로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법사위에서 공소청법안을 다시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총장 명칭을 쓰는 것에도 반발한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소청법 같은 제도의 대전환에 관한 제정법은 입체적인 관점으로 보아야 하고 체계와 자구를 하나하나 놓고 면밀하게 토론했어야 하는 법안”이라면서 “개혁에 관한 전문성을 인정하고 법사위에 맡겨 달라”고 썼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소청 검사가) 경찰과 중수청에 대한 수사 지휘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특별사법경찰은 지휘할 수 있다는 규정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원칙에 어긋난다”고 했다.
원내 지도부는 당론으로 확정한 안을 재수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2일 민주당은 의총을 열어 정부가 재입법한다고 한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되, 법사위가 ‘기술적 부분’에 대해 원내 지도부와 조율을 거쳐 조정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법사위가 제시하는 수정 기조는 ‘기술적 부분’을 넘어선다는 것이 원내 지도부의 시각이다.
당내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 당은 이미 의원총회에서 정부안을 당론으로 정했고 그 결정의 무게 역시 가볍지 않다”며 “집권여당의 법사위원장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각을 세우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한 의원과 추 위원장 모두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군에 속한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입법권이 당에 있기 때문에 조율이 가능하다”며 “이 부분은 요란하지 않게 물밑에서 잘 조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 대표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당내에서는 정 대표의 의중도 법사위 수정보다는 정부 원안 처리 쪽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대표가 당정 조율 당사자였던 만큼 법사위 요구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엑스(X)에 “대통령이 되고 집권세력이 되었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라며 올린 글이 정부의 검찰개혁안과 관련해 여당 내 강경파에서 나오는 이견을 염두에 둔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나의 의견만이 진리이자 정의이고, 너의 의견은 불의이고 거짓이라는 태도는 극한적 대립과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주장하고 비판하는 것으로 충분한 입장과, 주장하는 만큼의 대안을 내고 그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은 또 다르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글을 쓴 배경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평소 정치에 대해 생각한 지론”이라며 정치권의 해석에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