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 완전한 암흑이 펼쳐진다. 빛을 99.965% 흡수한다는 특수소재 ‘반타블랙’이 만들어낸 블랙홀이다. 공간의 깊이도 경계도 사라진 공(空)에서 무용수들은 떠돌아다닌다. 공연마다 달라지는 사운드는 인공지능(AI) 오디오 엔진 ‘브론즈 AI’가 실시간 알고리즘으로 재구성한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2024년 최고의 공연’으로 선정한 5편 중 하나인 ‘딥스타리아’ 풍경이다. “21세기 과학발전과 예술을 연결하는 개척자”(영국 FT), “항상 수수께끼 같고 사유를 자극하는 예술가”(바흐트랙) 등의 찬사를 받고 있는 웨인 맥그리거의 신작 ‘딥스타리아’가 3월 27, 28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1970년 영국 스톡포트에서 태어난 웨인 맥그리거는 현대무용가 출신으로 영국 로열발레단 최초의 상주 안무가에 오른 인물이다. 맥그리거 작품 세계의 특징은 안무와 과학·기술의 융합이다. DNA 데이터를 분석해 안무 구성 순서를 알고리즘이 매 공연마다 바꾸는 ‘오토바이오그래피’(2017), 알고리즘 기반 드론 군집이 무용수와 함께 춤을 추는 ‘플러스 마이너스 휴먼’(2017) 등이 대표적이다.
함께 작업하는 예술가도 광범위하다. 시각예술가 올라퍼 엘리아슨, 음악가 막스 리히터·톰 요크, 패션 디자이너 개러스 퓨, 미디어아트그룹 랜덤 인터내셔널, 조지 루카스가 설립한 할리우드 VFX 스튜디오 ILM 등 동시대 예술의 중심에 있는 창작자들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업해왔다.
‘경계 없는 예술, 경계 없는 관객’을 추구하는 GS아트센터는 올해 이 예술가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딥스타리아’ 공연을 계기로 24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GS아트센터 로비 등에서 인터랙티브 설치물·영상·포럼으로 구성된 ‘기계와 몸: 무한의 변주’를 전개한다. 또 5월 8∼10일에는 국립발레단과 ‘더블 빌, 맥그리거 & 테틀리’를 통해 맥그리거의 대표작 ‘인프라’를 국내 초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