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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최악인데… 정부 ‘평화선언’ 공식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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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체제를 평화체제 전환 도모
北, 南을 적으로 규정 상황서 논란
‘주한미군 철수’ 요구 등 빌미 우려

통일부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으로 ‘평화선언’ 추진을 공식화했다. 문재인정부 때 추진됐던 ‘종전선언’과 유사한 성격이지만 북한이 남한을 사실상 적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적절성을 두고 논쟁이 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9일 정부서울청사 정례브리핑에서 평화선언에 대해 “과거 추진했던 종전선언과 비슷한 의미”라며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방향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정치적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지난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한국전쟁 종식에 대한 정치적 의지를 반영한 평화선언을 추진하고, 이를 토대로 평화협정 체결 등 평화체제 논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중단 상태인 한국전쟁이 완전히 끝났음을 알리는 종전선언은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에서 처음 명문화됐고, 2018년 4월 판문점선언에서 재차 거론되며 본격 추진됐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협상이 교착되면서 종전선언 논의는 동력을 잃었다.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접어들자 정부는 2023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삭제했다. 현 정부의 평화선언 추진이 종전선언을 사실상 복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평화선언 추진을 통해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의지를 보여주고 남북관계 개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과거보다 악화한 남북관계에서 종전선언 논쟁을 다시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북한이 노동당 9차 당대회에서 “한국을 동족이란 범주에서 배제하겠다”며 대남 적대노선을 분명히 한 만큼 정치적 선언만으로 관계 진전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평화선언을 계기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거나, ‘전쟁 연습’으로 규정해 온 한·미 연합훈련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