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로비 전광판에는 아연과 구리, 니켈 등 글로벌 비철금속 가격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국제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고려아연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고려아연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6조5812억원, 영업이익 1조2324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37.6%, 영업이익은 70.3%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후 최대 기록이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기존 최고치였던 2021년 실적을 넘어섰다. 비철금속 가격 상승과 함께 희소금속 회수 사업 확대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실적은 최윤범 회장이 2022년 12월 취임한 이후 3년차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실적 개선이 향후 경영권 분쟁 구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실적이 기업 가치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북미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대규모 통합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투자 규모는 약 74억달러(약 1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은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해 총 13종의 비철금속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부지 준비와 초기 공정이 진행 중이며, 2029년 시운전을 거쳐 2030년 1분기 완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경영권 분쟁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 발표와 미국 투자 계획이 주주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울산 온산 제련소는 이날도 가동을 이어갔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 변동성과 경영권 분쟁이라는 이중 변수 속에서 고려아연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