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9일 시작한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를 두고 “상상하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핵무력을 이용한 ‘압도적 선제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핵’과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등 메시지 수위는 다소 조절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려는 우리 국가의 의지는 강고하다’는 제목의 김여정(사진) 노동당 총무부장 명의 담화를 보도했다. 김 부장은 담화에서FS 연습에 대해 “우리 국가와의 대결을 모의하고 기획하는 자들의 도발적이고 침략적인 전쟁시연”으로 규정했다. FS 연습은 오는 19일까지 진행된다.
김 부장은 “무슨 대의명분을 세우든 훈련 요소가 어떻게 조정되든 우리의 문전에서 가장 적대적인 실체들이 야합해 벌이는 고강도 대규모 전쟁 실동 연습이라는 대결적 성격은 추호도 달라지지 않는다”며 “올해에도 정보전, 인공지능기술과 같은 실전적이며 도발적인 군사요소들이 더욱 보충되고 있는 것이 그에 대한 또 하나의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의 전지구적인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은 적수국가들이 자행하는 야전무력의 모든 군사적 준동에는 맞대응 성격이나 비례성이 아닌 비상히 압도적이고 선제적인 초강력공세로 제압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압도적일 수밖에 없는 모든 가용한 특수수단들을 포함한 파괴적인 힘의 장전으로, 그 억제력의 책임적인 행사로써 국가와 지역안전의 전략적 위협들을 철통같이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사시 핵무력 사용 의지를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담화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발발한 이란 사태와 한·미 연합훈련을 명분으로 북한이 핵무력 고도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선제 공세를 강조한 점은 북한의 핵 운용 방침이 선제 타격을 포함 공격적인 방향으로 완전히 고착됐음을 보여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9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군사적 대응기준은 국법이 규제한 억제력의 선제공격 사명을 포함해 적대국에 해당되는 모든 물리력의 사용은 이론기술적으로 완전하게 이뤄지게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훈련 내용 변화도 북한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FS 연습은 지상·해상·공중뿐 아니라 우주, 사이버, 전자전 영역을 통합한 형태”라며 “북한 지휘통제망을 마비시키는 시나리오와 함께 인공지능 기반 표적 식별, 드론·로봇을 활용한 정찰·공격 작전 등이 훈련에 적용되면서 북한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담화 표현 수위는 과거보다 다소 정제됐다는 의견도 있다. 중동 정세 등 미국발 불확실성과 다음달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등을 고려해 미국을 직접 겨냥한 비난을 자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통일부 당국자는 “엄포성 표현이 있어 수위가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미국을 직접 지칭하지 않았고 핵무력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