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열대 구석구석을 훑던 시선이 멈춘 곳은 결국 ‘텅 빈 매대’였다. 스마트폰 중고거래 앱의 ‘키워드 알림’을 연신 확인하던 20대 직장인이 탄식 섞인 혼잣말을 내뱉는다. “여기 치즈 들어간 거, 벌써 다 나갔나요?” 점원은 익숙한 듯 “오전 10시에 이미 전량 완판됐습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봄 시즌 한정으로 출시된 4480원짜리 과자가 온라인에서 2만5100원에 거래되는, 이른바 ‘스낵 품귀 현상’이 빚어낸 일상의 단면이다.
◆5.6배 치솟은 몸값…‘스낵테크’로 변질된 한정판
11일 쿠팡 등 주요 온라인 쇼핑몰을 확인한 결과 오리온 ‘촉촉한 황치즈칩’ 16개입 한 상자가 2만원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 판매자는 정상가의 약 5.6배 수준인 2만5100원에 제품을 올리기도 했다. 네이버쇼핑, G마켓 등에서도 1만5000원 안팎의 웃돈이 붙은 가격대의 판매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는 단순히 ‘맛’에 대한 열광을 넘어 기업의 ‘시즌 한정’ 전략과 소비자의 ‘희소성 소비’ 심리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 ‘2026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률(2.0%)을 웃돌았다.
고물가 상황 속에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특별한 경험’을 소비하려는 심리가 리셀 시장과 결합하면서 일부 제품은 정가에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상시판매 요청 쇄도…물류비 부담이 변수
제품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동네 편의점을 순회하는 이른바 ‘스낵 원정대’까지 등장하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리온 측은 10일 기준 해당 제품과 관련해 상시 판매 여부를 문의하는 고객센터 접수 건이 100여 건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예상보다 반응이 뜨거워 내부적으로 재생산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 물류비 상승 등 대외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시 퇴근길 편의점 앞. 물류 차량이 도착하자마자 문을 밀고 들어온 직장인의 시선이 과자 매대로 향한다.
“혹시 황치즈칩 들어왔나요?” 매대 앞 빈 공간을 확인한 그는 다시 인근 편의점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정상가 4480원짜리 과자가 온라인에서 2만5100원까지 치솟은 지금, ‘황치즈칩을 구했다’는 인증 사진은 또 다른 소비자를 편의점 앞으로 불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