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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반역자 공포’ 이란 女 축구대표팀이 납치 당했다고?…다급했던 한밤중 탈출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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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여자 아시안컵 경기 도중 국가 연주에 침묵했던 자국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호주로 망명한 것과 관련, 호주가 사실상 이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란축구협회 메흐디 타지 회장은 10일 국영방송에 출연해 “안타깝게도 우리가 접한 소식에 따르면 경기 후 호주 경찰이 직접 개입해 호텔에 머물던 선수 한두 명을 데려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란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1일 말레이시아 세팡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팀 동료 최소 5명은 호주에서 망명을 허가받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을 마친 뒤 말레이시아를 경유해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PA연합뉴스
이란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1일 말레이시아 세팡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팀 동료 최소 5명은 호주에서 망명을 허가받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을 마친 뒤 말레이시아를 경유해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PA연합뉴스

타지 회장은 “몇몇 사람들이 공항으로 향하는 선수단 차량 앞에 드러누워 길을 막았고, 공항 게이트까지 완전히 봉쇄한 채 모든 선수에게 ‘난민’이 될 것을 종용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을 개시한 뒤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여자 초등학교에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을 거론하며 “그들은 미나브에서 우리 소녀들 160명을 순교하게 했고 이번 사건에서도 우리 소녀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타지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 대통령이 우리 여자 대표팀에 대해 ‘그들은 난민이 돼야 한다’는 취지의 트윗을 두 개나 올렸고, 만약 호주가 망명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미국에서 망명을 허용하겠다며 협박했다”고 주장하기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인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대해 어떻게 낙관적일 수 있겠나”라면서 “월드컵이 이런 식이라면 제정신인 사람 중 누가 이런 곳에 국가대표팀을 보내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국가 미제창’ 논란에 대해 타지 회장은 “우리 선수들은 국가를 부르고 거수경례를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9일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주장 자흐라 간바리를 포함한 선수 5명은 한밤중 호텔을 빠져나와 호주 정부에 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정부는 이들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했다.

 

현지 매체는 최소 2명이 추가로 망명을 희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선수 1명과 스태프 1명 등 2명이 망명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팀원들은 이란으로 돌아가기 위해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 한국과의 아시안컵 경기를 앞두고 국가 연주에 침묵해 이란 국영방송에서 ‘전시 반역자’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이란 국영 방송 진행자인 모하마드 레자 샤바지는 방송에서 “전쟁 상황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하는 행위는 수치심과 애국심 결여의 극치”라며 “국민과 당국은 이를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전시 반역 행위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대표팀은 이어진 두 경기에서는 모두 거수경례를 하고 국가를 불렀다.

 

이와 관련해 이란 검찰총장실은 “대표팀의 성실한 일부 선수들이 적의 음모와 악의에서 비롯된 감정적 선동에 영향을 받아 의도치 않게 행동했으나, 이들이 평온함과 확신을 가지고 조국으로 돌아오기를 권고한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