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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에이펙 AI센터 포항 유치 힘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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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더 이상 특정 국가의 경쟁 수단이 아니다. 이제 AI는 정책·윤리·산업을 포괄하는 국제 협력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전환점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공동으로 설계하고 운영하는 상설 국제기구, 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AI센터의 설립은 필수적 과제가 된 지 오래다.

사사키 미사오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소장
사사키 미사오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소장

2025년 에이펙 정상회의에서 에이펙 AI센터 설립이 공식 의제로 채택된 것은 기술 경쟁을 넘어 협력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회원국 간 공감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에이펙 AI센터는 단순한 국제기구가 아니다. 회원국 간 AI 정책과 규범을 조율하는 거버넌스 허브이자, 공동연구와 실증을 통해 산업과 공공현장에 적용가능한 모델을 확산하는 실행 플랫폼이어야 한다. 이처럼 장기적으로 작동할 국제기구의 성패는 ‘건물’이 아니라 ‘운영 역량’에 달려 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분명하다. 이 중대한 국제기구를 어디에 설립할 것인가. 이 점에서 포항은 이미 검증된 답을 제시하고 있다.

1996년 에이펙을 기반으로 설립된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는 포항에서 지난 30년간 중단 없이 운영돼 온 국제 연구기구로, 현재 19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 중 12개국이 에이펙 회원국이라는 점은 에이펙 AI센터가 출범 초기부터 폭넓은 참여와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평의원회에서 14명의 평의원이 포항 설립을 공식 지지하며, 국제적 신뢰가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에이펙 AI센터는 정책 논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AI는 현장에서 검증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적 연구 인프라와 국제 협업 인재, 그리고 산업 데이터와 연결된 실증 환경이 필수적이다.

포항은 기초과학과 첨단기술 인프라, 그리고 산업 현장이 한 도시에 집적돼 있다. 철강과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이자 신산업을 육성해 온 산업도시로서, 연구 데이터와 산업 데이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AI 정책과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즉시 실증되고 검증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마련돼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포스텍과 한동대를 중심으로 배출되는 AI·데이터·국제협력 분야의 고급 인재들은, 국제기구의 실무와 공동연구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에이펙 AI센터가 출범과 동시에 실제로 가동될 수 있다는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포항은 이미 국제기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산업·정책·실증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할 수 있는 도시다. 추가적 준비 없이 즉시 실행이 가능한 조건을 갖춘 곳이기도 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선언이 아니라, 검증된 운영 역량 위에서 출범할 수 있는 선택이다. 그 선택은 포항에서 완성될 수 있다.

에이펙 AI센터가 포항에 자리 잡는다면, 이는 특정 지역의 성과를 넘어, 아시아·태평양 전체가 신뢰할 수 있는 AI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사사키 미사오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