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의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에 대한 수익 환수 움직임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검찰의 몰수·추징에 이어 성남시가 자체 추진 중인 다각도의 은닉 재산 추적은 대형 로펌의 도움 없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벌써부터 안팎의 이목을 끌고 있다.
11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들어 대장동 사업자들의 부동산과 채권 등 10건에 대해 추가 가처분·가압류 신청을 거쳐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김만배 측 채권 2건, 정영학 측 부동산 3건, 남욱 측 부동산·채권 5건 등이다.
앞서 시가 확보한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과 관련된 자산들은 실질 가치가 없는 부동산이거나 이미 텅 비어버린 ‘깡통 계좌’인 경우가 많았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포함한 대장동 사업자 4명의 자산 14건(5579억원 상당)에 대한 가압류·가처분 신청에서 법원의 인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이후 시는 부동산, 증권, 전세보증금, 상가임대료, 아파트 분양수익금 신탁계좌 등으로 추적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추징보전·손해배상·배당금 정지…‘배임 입증’ 핵심
현재 성남시의 환수 조치는 크게 세 가지 틀에서 이뤄지고 있다. △자산 동결(추징보전) △손해배상 청구△배당금 지급 정지이다. 형사·민사소송과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활용한 사업 시행자 지위 무력화 등으로 압축된다.
일각에선 시의 조치가 범죄 혐의자들이 수익을 현금화하거나 해외로 빼돌리기 전에 상당액을 묶어두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판단한다. 향후 유죄 판결이 나오면 환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당 정지 등 제도적 압박을 가해 민간 사업자들이 향후 가져갈 추가 수익을 차단하는 효과도 예상할 수 있다.
성남시가 취한 이번 추가 조처의 핵심은 김만배가 실질 지배한 화천대유자산관리의 하나자산신탁에 대한 수익금교부청구권(아파트 분양수익금) 가압류다.
검찰 수사보고서를 토대로 하나자산신탁은 대장동 개발사업 5개 블록의 사업주체·시행자로 사업을 수행하고, 화천대유가 위탁·수익자로 연결된 구조로 시는 판단했다.
이에 시는 해당 신탁계좌에 828억원(2022년 12월 기준) 규모의 미정산 수익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실제 지급 여부와 잔존 채권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제3채무자 진술 최고 절차를 밟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하나자산신탁의 회신이 향후 후속 조치의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임시 동결’에 불과한 추징보전의 한계는 뚜렷해 보인다. 이 같은 강제조치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에도 실제 환수까지 난관이 예상되는 이유다.
아울러 이미 현금화하거나 세탁된 자금, 제3자 명의로 옮겨진 자산을 모두 찾아내는 데는 현실적 어려움이 따른다. 민간 사업자들도 손해배상이나 배당 중단에 대해 법적으로 강력히 대응하고 있어 법원 판단에 따라 환수 가능 금액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이런 이유로 성남시의 조처는 ‘상징성’에 방점이 찍혔다는 얘기가 나온다. “끝까지 추적해 회수한다”는 의지를 안팎으로 알리는데 무게를 뒀다는 설명이다.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보수 야당이 시장·의회를 장악한 가운데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혔다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관전 포인트?…실효보다 ‘상징성’
성남시는 대장동 사업 시행사를 상대로 배당결의 무효확인 소송도 병행 중이다. 전날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첫 변론에서 원고인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은 시행사 성남의뜰이 2019~2021년 주주총회를 거쳐 대장동 사업자들에게 4000억원대 배당을 결의한 건 정관과 상법 등에 위반돼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 성남의뜰 측은 해당 사항은 주주협약 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시는 13일 서울고법에서 처음 열리는 대장동 형사사건 2심 재판을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형사 재판에서 범죄수익의 성격과 배임 구조가 명확히 인정돼야 민사소송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신상진 시장은 “검찰은 지난해 항소 포기에 이어 지난 공판준비기일 때처럼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법조계에선 성남시 환수 조치의 실효성을 가름할 핵심 사안으로 ‘배임 혐의’ 입증을 꼽았다. 법원에서 민간업자와 공직자 간 유착 및 배임이 명확히 인정될수록, 성남시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나 검찰의 몰수·추징이 탄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 성남시는 대장동 사업의 이익 배분 구조 자체를 무효로 돌리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행정·법적 후속 조치가 얼마나 치밀하게 진행되는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