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에서 법조인 출신은 무려 61명에 달한다. 지역구 101명과 비례대표 20명 등 모두 121명의 법조인 출신 후보가 출마해 절반이 넘는 50.4%가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0%를 넘는 숫자다. 가히 법조인 출신 정치인 ‘전성시대’로 불릴 만하다.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전문가의 역량이 필요하긴 하지만,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점에서 과도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과거 법조인은 ‘사법고시’로 불렸던 사법시험(사시) 출신이었다. 한 차례 시험 합격만으로 부와 명예가 보장됐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처럼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 나오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등용문으로 꼽혔다. 하지만 바늘구멍 같은 관문을 통과하려다 취업 시기마저 놓치면서 숱한 ‘고시 낭인’을 낳았다. 합격자가 응시인원의 2%대에 불과해 탈락자를 추려내는 시험이란 비판까지 일면서 2017년 폐지됐다. 이때 등장한 것이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다. 김영삼정부 시절 논의가 시작됐지만, 법조계의 거센 반대에 좌초됐다. 1975년 17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고졸 출신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로스쿨에 힘을 실어 준 건 아이러니다.
로스쿨 역시 각종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3년간 정규 교육과정이 의무화되면서 공평한 기회의 문이 차단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천만원의 학비, 20대 위주의 합격자 선발도 비판의 근거로 꼽힌다. 5년 내 5회만 응시할 수 있다 보니 ‘오탈자(五脫者)’가 속출하면서 ‘변시 낭인’까지 등장했다. 입학 시 면접, 자기소개서 등 정성평가가 포함되면서 공정성 논란도 적지 않다. 로스쿨생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서울 지역 명문대 출신이다 보니 ‘현대판 음서제’라는 말까지 나온다.
사법시험 부활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이 ‘로스쿨과는 별도로 사법시험을 통해 연간 50~150명의 법조인을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청와대가 “사실과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베이비바(BABY BAR) ’, ‘예비시험’ 등을 통해 로스쿨에 다니지 않더라도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있다. 대한법학교수회까지 사시 부활을 촉구하는 입장을 냈다. 검토해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