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12일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인한 경찰력 부족’을 참사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청문회를 열고 윤희근 전 경찰청장, 이 전 서장 등을 상대로 참사 당일 경찰 대응 과정에 대해 질의했다. 특히 대통령실 이전 후 용산 일대 경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태원 일대 혼잡 관리에 필요한 경찰력이 충분히 배치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전 서장은 “경찰력 배치가 과하게 대통령실로 쏠렸던 부분이 있다”며 “용산으로 대통령실이 오지 않았으면 이런 참담한 사고가 나올 가능성이 아주 낮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자 특조위원은 용산경찰서 부서별 초과근무 시간이 대통령실 이전 전 3개월 평균 63.5시간에서 이전 이후 89.4시간으로 25시간 이상 늘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청장도 “당시 용산경찰서에 인력 충원이 충분히 이뤄졌다면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수 있었을까 하나부터 열까지 아쉬움이 있고 후회되는 부분이 있다”며 “당시 경찰청장으로서 일련의 상황에 대해 종합적·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참사 이튿 날 오전 9∼10시에 뒤늦게 가동했단 지적에 대해 “새벽에는 환자들을 이송하는 등의 문제들이 가장 시급했고 특별히 중대본에서 처리할 긴급한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또 “정확히 어떤 규모로 사고가 발생했는지 몰라서 현장에 방문했다”면서도 “(현장에 가니) 조용했고 급한 상황이 진정된 것 같았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0시45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 전 장관이 발언하자 유족이 앉아 있는 방청석에서는 실소와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날 청문회에는 참사 유족 50여명이 “진실 뒤에 숨지 마라”, “159명의 희생자가 지켜본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참석했다.
특조위는 이날 증인 선서를 거부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김 전 청장은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방식으로 선서를 거부했다. 그는 앞서 동일 사안으로 재판받고 있는 만큼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취지로 특조위에 서면 통보했다.
이번 청문회는 참사 당시 예방·대비와 대응·수습 과정 전반의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이날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증인 54명, 참고인 23명이 출석한다. 특조위는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도 증인 출석을 요청했으나 그는 재판 대응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