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유튜버에 휘둘려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거대 여당의 행태가 볼썽사납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2일 김어준 씨 유튜브에서 나온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과 관련, “당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후속조치로 김 씨 유튜브에서 해당 의혹을 주장한 전직 기자 장인수 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정작 김 씨는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김 씨를 의식한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앞서 장 씨는 지난 1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정부 고위관계자가 최근 고위 검사 다수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메시지는 ‘공소취소 해줘라’(라는 내용)”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을 제기했다. 고위관계자로 지목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전면 부인했지만, 파장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장 씨의 주장을 악의적인 ‘가짜 뉴스’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가짜 뉴스로 규정지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기자와 언론사를 동시에 고소·고발해왔다. 얼마 전에는 김 씨와 같은 유튜버에게도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운 ‘허위·조작 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그런 민주당이 유독 김 씨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 국민 주권을 앞세우는 집권당의 모습은 아니다.
이번 사태는 김 씨의 영향력을 키워준 여권의 자업자득이나 다름없다. 그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민주당 의원만 100명이 넘는다. 문턱이 닳을 정도다 보니 출연하지 않은 의원을 찾는 게 더 쉬울 정도다. 강훈식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 김민석 국무총리 등 여권 최고위 인사까지 방문했다. 여당 대표는 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를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했다. 김 씨의 위상은 ‘민주당 상왕’ ‘충정로 대통령’으로 높아졌다. 여권은 그 영향력에 올라타 정치적 이득을 보다가 이번엔 부메랑을 맞게 된 셈이다.
김 씨는 13일 방송에서 공소취소 거래설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사전에 몰랐다”고 발을 빼면서 “고소·고발 들어오면 저희는 좋다. 모조리 무고로 걸어버릴 것”이라고 겁박했다. 김 씨의 안하무인 행태에 민주당이 언제까지 방관할 건지 묻고 싶다. 국민의힘은 유튜버의 말을 검증도 없이 정쟁의 불쏘시개로 활용하는 데 급급하다. 여야 할 것 없이 공당이 일개 유튜버에게 휘둘리고 있으니 한심하다. 한국 정치는 정당의 의제와 정책이 특정 유튜브에 좌지우지되는 팬덤 정치부터 끊어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