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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람들 도와주자고요? 왜요?”… 학생 2명 중 1명 “北은 경계 대상” [통일교육 실태조사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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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통일은 희망”, 학생들은 “북한=주적”… 교육 현장 ‘동상이몽’

교사 63% “협력 대상”, 학생 48% “경계 대상”
학생, 통일 효과 전망도 긍정·부정·보통 팽팽
‘이상론’ 그칠 수 있어…수용성 확보가 관건

교육 현장에서 북한과 통일을 바라보는 학생과 교사의 시각 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북한을 안보의 위협이자 경계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교사들은 여전히 협력과 희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정서가 지배적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평양시 청년공원야외극장에서 노동당 제9차 대회 결정관철을 위한 청년전위들의 궐기대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평양시 청년공원야외극장에서 노동당 제9차 대회 결정관철을 위한 청년전위들의 궐기대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북한 인식부터 통일미래 전망까지…교육 현장 간극 커 

 

14일 통일교육원 ‘2024년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대해 학생의 절반에 가까운 48.2%는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답했다. 이어 협력해야 하는 대상(27.8%), 적대적인 대상(15%), 도와줘야 하는 대상(6.5%) 순이었다. 반면 교사의 과반인 66.3%는 북한을 협력 대상으로 꼽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계 대상(19.1%)이나 적대 대상(4.9%)으로 보는 비율은 학생들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통일이 가져올 미래 영향에 대한 전망에서도 시각차는 이어졌다. 학생들은 통일의 효과에 대해 긍정(33.5%)과 부정(34.2%) 응답이 팽팽했다. ‘통일이 자신의 삶과 미래에 긍정적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21.8%), 전혀 그렇지 않다'(12.3%)는 부정적 인식이 매우 그렇다'(11.6%), 그렇다(21.8%)는 긍정적 인식보다 근소하게 높았다. 보통이다 32.4%였다.

 

반면 교사는 통일의 긍정적 영향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교사의 69.3%가 통일 효과에 대해 긍정적(매우 그렇다 28.4%, 그렇다 40.9%)으로 답변했으며, 부정적인 응답은 10.7%에 불과했다.

 

정서적 측면에서도 학생들은 무관심 또는 중립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 ‘통일을 떠올리면 드는 감정’을 묻는 질문에 학생 42.1%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답해 가장 많았다. 이어 희망적(26%), 불안(18%), 기쁘다(7.8%) 순이었다. 교사의 경우 45%가 통일을 ‘희망적’이라고 느껴 가장 높았다. 이어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27%), 불안(16.9%) 순이었다. 학생들은 통일에 대한 기대감과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위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Chat GPT 생성
위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Chat GPT 생성

◆ 인식 차이, 통일 교육 한계로 이어져…“관심 주제로 접근”

 

인식 차이는 통일교육 내용이 학생들에게 잘 와닿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교사가 ‘통일은 큰 기회이자 희망’이라고 강조할수록, 북한을 경계 대상으로 인식하는 학생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론이나 지루한 훈계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을 자신과 무관한 문제로 여기는 학생들에게 역시 교육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인천 동방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최경옥 통일전담교육사는 이날 통화에서 “초등학교도 고학년인 아이들부터가 통일에 무관심하다는 걸 느낀다”며 “아이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대학 진학이나 취업 같은 주제로 접근해 남북한의 공통점과 차이점, 통일 이후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교육 실태조사는 통일교육지원법 제8조와 통일교육지원법 시행령 제6조2에 따라 이뤄진다. 우리나라 학교 통일교육의 종합적인 실태를 파악하고 통일정책 수립에 반영하기 위해 통일부와 교육부 주관으로 2014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학생과 교사, 학교 관리자다. 학생은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및 고등학교는 전 학년이 대상이다. 교사는 초등학교 교사 전원, 중등교사는 통일교육을 담당하는 사회, 도덕, 역사 교사다. 2017년부터는 대학생과 관리자(부장교사, 교감, 교장)를 포함한 실태조사 및 심층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 표본 수는 학생은 초·중·고 775개교 7만4288명, 교사는 442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