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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안 찐다 믿었는데”…매일 마신 제로음료, 당뇨 경고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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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혈당 관리 필요 인구 약 1200만~1300만명 수준
2030 당뇨 진료 인원 최근 5년간 20~30% 증가 흐름
제로 음료 시장 1조원 안팎 성장…생활 습관 변수 주목

점심 식사 직후 서울 여의도의 한 편의점. 냉장고 문을 여는 순간 쏟아지는 차가운 냉기 속에서 직장인 김모(34) 씨의 손은 습관처럼 ‘제로(0)’ 문구가 적힌 음료 캔을 향한다. 김 씨는 “당뇨 가족력이 있어 설탕 섭취를 줄이려 한다”며 “단맛을 완전히 끊기 어려워 제로 음료로 나름의 균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칼로리 음료는 설탕 섭취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단맛 의존을 완전히 해결하는 해답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혈당 관리는 결국 식습관과 활동량 등 생활 전반의 균형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unsplash
제로칼로리 음료는 설탕 섭취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단맛 의존을 완전히 해결하는 해답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혈당 관리는 결국 식습관과 활동량 등 생활 전반의 균형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unsplash

하지만 칼로리가 ‘0’이라는 이유만으로 건강 영향까지 단순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맛을 유지하는 소비 패턴이 식습관 전반과 대사 관리 방식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젊은 당뇨 증가 흐름…혈당 관리 인구 확대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20~30대 당뇨병 진료 인원은 최근 5년간 약 20~30% 증가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습관 변화와 체중 증가, 운동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질병관리청과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Diabetes Fact Sheet’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가운데 당뇨병 전단계를 포함해 혈당 관리가 필요한 인구는 약 1200만~13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성인 인구 상당수가 잠재적 관리 대상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제로 음료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유통업계와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국내 제로 음료 시장 규모는 최근 약 1조원 안팎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설탕 대신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 인공 감미료를 활용한 제품이 다양한 식품군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단맛 자극과 섭취 행동 사이 ‘엇박자’ 가능성

 

전문가들은 인공 감미료가 열량은 거의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단맛 수용체를 강하게 자극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러한 감각 자극이 식욕 조절 신호나 추가 간식 섭취 행동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 연구진이 수행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인공 감미료 음료를 하루 1캔 이상 섭취한 그룹에서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약 38% 높게 관찰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 결과가 인공 감미료 자체의 직접적 영향이라기보다 기존 비만 상태나 식습관, 신체 활동 수준 등 생활 요인이 함께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혈당 관리 핵심은 ‘음료 선택’보다 생활 구조

 

전문가들은 특정 식품이나 대체 음료에 의존하기보다 식사 순서와 활동 습관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식이섬유나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고 탄수화물을 뒤에 먹는 식사 구조는 식후 혈당 상승 폭을 완만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혈당 관리 대상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건강을 좌우하는 선택은 특정 식품보다 일상의 움직임과 식사 구조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unsplash
혈당 관리 대상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건강을 좌우하는 선택은 특정 식품보다 일상의 움직임과 식사 구조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unsplash

식후 10~15분 정도 가볍게 걷는 습관만으로도 혈당 상승 곡선을 낮추는 효과가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과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생활 관리 전략으로 평가된다.

 

오후 1시, 김 씨는 편의점 냉장고 앞에서 발걸음을 돌려 회사 주변 공원으로 향한다. 손에 쥔 차가운 캔 대신 보도블록 위를 걷는 그의 선택은 단맛보다 생활 습관이 건강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대사증후군 팩트체크 Q&A

Q. 제로 음료 속 에리스리톨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나.

A.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Nature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혈중 에리스리톨 농도가 높은 집단에서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더 높게 관찰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이는 통계적 연관성을 제시한 연구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며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