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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기능 버리고 가구 입었다…거실 점령한 ‘오브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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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마주하는 거실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투박한 기계음과 거대한 덩치로 구석 자리를 차지하던 가전제품들이 이제는 집안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오브제’로 변신했다.

 

코웨이 제공
코웨이 제공

단순히 성능 좋은 기기를 사는 시대를 지나, 내 공간의 미학적 완성도를 높여줄 ‘작품’을 고르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가전 시장의 이 같은 변화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와 세라젬, 쿠첸 등 국내 주요 가전 기업들은 세계적 권위의 ‘2026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나란히 본상을 거머쥐며 글로벌 디자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독창성과 혁신성, 지속가능성을 아우르는 평가에서 K가전의 ‘감성 디자인’이 세계인의 눈높이를 충족시켰다는 분석이다.

 

코웨이는 이번 어워드에서 무려 8개의 본상을 휩쓸며 19년 연속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제품은 ‘룰루 슬리믹 비데’다. 이 제품은 자사 비데 중 가장 얇은 83mm의 두께를 구현해 투박한 비데 특유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겨냈다. 핵심 부품을 소형화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본체부터 시트까지 이어지는 ‘풀컬러 디자인’을 적용해 욕실을 하나의 갤러리처럼 연출했다.

 

함께 수상한 ‘스퀘어핏 공기청정기’ 역시 콤팩트한 크기로 ‘공간 효율’에 집중했다. 상단부에 정전기 방지 소재를 적용해 먼지 쌓임을 원천 차단하고, 분리 세척이 쉬운 구조로 설계해 ‘예쁜데 관리까지 편한’ 가전을 완성했다.

 

그간 거실 한복판을 차지하기엔 너무 무거웠던 안마의자도 변신을 마쳤다. 세라젬의 ‘파우제 M10’은 ‘은은한 품격(Glow Grand)’을 콘셉트로 내세워 기계적인 느낌을 지우고 프리미엄 가구의 질감을 살렸다. 직관적인 터치스크린과 팔걸이 버튼으로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는 소재를 사용해 ‘헬스케어 기기’가 아닌 ‘인테리어 가전’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시리즈 모델인 ‘파우제 M8 Fit’은 인체를 감싸는 곡선형 구조에 교체 가능한 커버 디자인을 도입했다. 사용자가 자신의 집 분위기에 맞춰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커스텀 가전’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가장 보수적인 주방 가전인 밥솥에도 ‘표정’이 생겼다. 쿠첸의 ‘표정 있는 밥솥’은 기계를 의인화한 사용자 경험(UI)으로 화제를 모으며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받았다. 취사나 보온 등 기기의 상태에 따라 디스플레이에 이모티콘 형태의 표정이 나타나는 식이다.

 

갓 지은 밥이 완성되면 밥솥이 웃는 표정으로 바뀌고, 보온 시간이 길어지면 6시간마다 표정이 변화하며 사용자에게 직관적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단순히 밥을 짓는 도구를 넘어 사용자와 교감하는 ‘반려 가전’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전을 구매할 때 성능은 기본이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공간에 얼마나 잘 녹아드느냐를 최우선 순위로 두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가전 시장의 승부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한 끗 차이의 감성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