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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D-80, 이정현 공관위원장 사퇴 선언… “당은 지금 코마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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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충격기밖에 당을 살릴 방법이 없는데 못 쓰게 돼 떠난 것”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사퇴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사퇴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선거를 불과 80여 일 앞두고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전격 사퇴를 선언하며 이틀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임명된 이후 여의도 당사 인근 호텔에 체류하던 이 위원장은 현재 여의도 밖 모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사퇴를 수용하지 않고 복귀 설득을 위해 접촉을 시도 중이나, 아직 성사되지 않은 상태다.

 

◆ “전기충격기라도 갖다 대서 심장 다시 뛰게 하고 싶었다”

 

이 위원장은 14일 일시적으로 휴대전화가 켜졌을 때 이뤄진 통화에서 사퇴 의사를 재차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당의 상황을 의식이 없는 상태에 비유하며 강력한 혁신이 필요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은 그야말로 ‘코마(의식불명) 상태’다. 그러면 비상 수단을 쓸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공관위원장직을 맡은 이상 전기충격기라도 갖다 대서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본인이 구상한 혁명적 수준의 공천 혁신안이 당내에서 관철되지 않은 것에 대한 결단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어 “코마에 빠진 당을 살릴 방법이 전기충격기밖에 없는데, 전기충격기를 들 수 없게 한다면 내가 떠나야지 다른 방법이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 대구·부산 경선 방식 이견이 발단… ‘서울 공천’ 갈등도 복합 작용

 

이 위원장의 사퇴 배경에는 대구와 부산 등 핵심 지역의 경선 방식을 둘러싼 지도부와의 이견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에 오디션 등 파격적인 ‘변화와 혁신’ 모델을 도입하려 했으나 이 과정에서 공관위원 및 지도부와 충돌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간의 노선 대립도 사퇴에 영향을 미친 복합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오 시장 측이 추가 공천 접수에 응하지 않는 등 당내 기싸움이 팽팽한 상황에서 이 위원장은 서울 공천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결국 혁신 공천을 향한 의지가 당내 이해관계에 부딪히자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며 사퇴를 선택한 셈이다.

 

◆ 당 지도부 “복귀가 최선”… 경북지사 토론회 등 일정 ‘안개속’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는 사퇴 소식 직후 긴급회의를 열고 이 위원장을 만류하며 복귀를 간곡히 요청하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아직 이 위원장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주변 분들을 통해 뵙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황”이라며 “저희가 바라는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이 위원장께서 복귀하시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령탑의 공백으로 당장 공천 실무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오는 16일 예정된 경북도지사 예비경선 후보자 5인 토론회에 대해 박 수석대변인은 “지금 상황으로서는 유동적”이라며 “이 위원장님이 복귀하시면 그에 맞춰서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구체적 사유는 함구 “더 이상의 분열 원치 않아”

 

이 위원장은 사퇴를 결심하게 된 구체적인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본인의 발언이 당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그는 “이미 당이 갈라질 대로 갈라졌는데 나 때문에 또 쪼개지고 상처받는 사람이 생기는 건 원치 않는다”며 “그냥 묻어두는 게 낫다”고 답했다. 다만 공관위의 독립성을 존중해 준 장동혁 대표에 대해서는 “좀 미안하다”며 짧게 심경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