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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안에 홀려라” 유통가 점령한 숏폼…‘보는 쇼핑’이 지갑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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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야 60초. 스마트폰 화면을 위로 슥 올리는 짧은 순간에 소비자의 시선을 붙잡아야 한다. 텍스트보다 영상에 익숙하고 복잡한 설명보다 핵심만 소비하는 ‘스낵 컬처’가 확산하면서 유통업계의 마케팅 전략도 숏폼(Short-form)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CJ온스타일 제공
CJ온스타일 제공

15일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 분석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국내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약 2797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틱톡과 틱톡 라이트 사용자도 각각 943만 명, 707만 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61% 증가하며 숏폼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숏폼은 이제 단순한 소비형 콘텐츠를 넘어 강력한 판매 채널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콘텐츠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숏폼 이용자의 58.6%가 일상적으로 영상을 시청하며, 이 가운데 33%는 영상 속 쇼핑 링크를 클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링크 접속자 가운데 31.4%는 실제 구매까지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 즐기는’ 콘텐츠 소비가 자연스럽게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의 성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CJ온스타일은 유튜브와 틱톡 등 외부 채널에 확산된 숏폼 콘텐츠 영향으로 자사 앱 유입 고객 수가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최근 진행한 패션 쇼케이스에서는 AI 스타일북과 숏폼을 결합해 패션 콘텐츠 경험을 강화했다.

 

기업들은 아예 직접 숏폼 콘텐츠 제작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숏폼 크리에이터 교육 프로그램 ‘먹플루언서’를 운영하며 콘텐츠 제작자를 육성하고 있다. AI 기반 영상 제작 교육과 커머스 콘텐츠 제작법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171명의 크리에이터가 약 7000개의 콘텐츠를 제작했으며 누적 조회수는 1억8000만 회를 넘어섰다. 브랜드와 콘텐츠를 결합한 마케팅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패션 플랫폼들도 숏폼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4050 여성 고객층을 중심으로 성장한 패션 플랫폼 퀸잇은 앱 홈과 상품 페이지에 숏폼 콘텐츠를 배치해 영상 시청과 상품 구매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구조를 강화했다. 브랜드 룩북이나 인플루언서 스타일링 영상을 보다가 바로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숏폼이 상품 정보를 보조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을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는 ‘락인(Lock-in) 효과’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짧고 감각적인 영상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내는 능력이 유통업계의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단순 콘텐츠 소비 형태로 여겨졌던 숏폼이 이제는 유통업계의 새로운 마케팅 채널이자 판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