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중동 사태발 자금시장 경색에 대비해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대책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장 내 ‘소방수’ 역할을 하는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10조원 이상 늘리고,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도 덧붙여 전체 유동성 공급 한도를 대폭 상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3일 관계기관과 시장안정프로그램 확대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선제적 대응책을 논의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83개 금융회사가 ‘캐피털 콜’ 방식으로 자금을 대는 채안펀드의 최대 운용 규모를 기존 20조원에서 최소 10조원 이상 증액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책금융기관 주도의 10조원 규모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확충도 함께 검토 테이블에 올랐다.
확전 양상을 보이는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과 시중금리 상승 우려가 맞물려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실제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는 물론 신용물 금리까지 오르며 자금 조달 여건이 위축되고 있다.
제2금융권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 급등이 대표적이다. 13일 기준 3년 만기 AA- 캐피털채 발행금리는 4.011%를 기록했다. 캐피털채 금리가 4%대에 진입한 것은 22개월 만이다. 앞서 9일 기준 3년 만기 AA+ 카드채 발행금리 역시 3.925%로 2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당국은 국고채와 회사채 간 신용 스프레드가 아직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아 당장 위기 국면이 도래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다만 대외 변수로 인한 시장 불안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언제든 투입할 수 있는 안전판을 미리 확보해 둔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