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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에 머니무브 ‘하이킥’… 증권주, 1분기도 날아오른다 [마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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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예탁금 130조… 거래대금도 증가

역대급 호황에 가계자금 증시로
증권지수 73% 급등… 코스피의 2배
중동 악재땐 하루 거래대금 124조

증권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예상
주주환원 분위기에 투심 더 불당겨
유동성 풍부… “구조적 성장세 유효”

증권시장으로의 거대한 ‘머니무브’(자금 이동)가 증권주를 강하게 밀어 올리고 있다.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증권사들의 핵심 수익원인 위탁매매 부문의 실적이 크게 뛰었고, 이에 따라 업계 전반의 실적 눈높이도 높아지는 추세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작용하고 있지만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구조적인 성장세는 유효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거래대금 폭증과 머니무브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4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연초 이후 13일까지 73.22% 급등했다. 거래소가 산출하는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일 뿐 아니라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30.21%)의 두 배를 상회하는 수치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2월 말에는 90%를 넘는 수익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증권업종의 강세는 무엇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거래대금 규모가 뒷받침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전체 거래대금은 지난해 말까지도 30조원대에 머물다 올해 1월부터 가파르게 불어나기 시작했다. 자금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 이달 13일까지 집계된 3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78조원에 육박했다. 중동 악재로 증시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지난 4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무려 124조6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같은 가파른 거래량 증가는 단순한 단기 테마를 넘어 가계 자금이 증시로 대거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꼽히는 투자자예탁금의 급증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이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자금으로, 이 수치가 늘어날수록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줄곧 50조원대에 머물던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상승세가 본격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 10월 말 80조원대까지 오른 예탁금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 1월엔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고, 불과 두 달여 만인 이달 2일엔 132조원을 넘어서며 강력한 자금 유입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 자산 증가에 기반한 개인 투자자들의 ETF 순매수 규모가 올해 들어서만 26조4000억원을 넘어서며 증권사들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돕는 우호적인 수급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금 유입과 거래 증가는 주요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개선 전망으로 이어졌다. 5개 대형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279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 내 발표된 실적 추정치를 종합한 결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65.92% 급증하고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46.62%, 64.02%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주 약진과 주주환원 확대

종목별로는 주요 대형사들의 뚜렷한 상승세가 눈에 띈다. 증권주 시가총액 1위 미래에셋증권은 13일 기준 연초 이후 무려 181.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런 상승 배경에는 스페이스X를 비롯한 글로벌 혁신 기업에 단행한 선제적 투자 성과가 향후 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4653억원 규모의 배당과 1318억원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보인 점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리테일 점유율 선두권으로 위탁매매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키움증권 주가는 같은 기간 42.29% 올랐다. 최근 급증한 시장 거래대금에 힘입어 1분기 브로커리지 관련 수수료 수익만 7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수 증권사는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6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통적으로 자산관리(WM) 부문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증권 역시 25.56%의 상승률을 보였다.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당배당금(DPS)이 기존 4000원에서 6500원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증권가에서는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13만5000원으로 높여 잡고 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한 배당 확대 기조는 다른 주요 증권사들로도 폭넓게 확산하며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4878억원 규모의 배당과 함께 주당배당금을 1500원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6200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장의 유동성 체급이 커진 이런 현상을 장기적인 실적 개선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 경쟁력 제고와 거버넌스 개편으로 증시 시가총액이 커진 점과 가계의 머니무브 흐름은 구조적 변화”라며 “단기 과열을 걷어내도 얻는 부분이 크고 사이클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구조적 변화에 기반해 올해 연간 전체 거래대금 추정치도 상향 조정했다”고 분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10일까지 총 활동계좌 수는 1억300만계좌로 매일 10만개의 계좌가 늘어나고 있다”며 “급증한 거래대금으로 1분기 증권사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전쟁 악재로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견고한 기초체력과 유동성을 감안할 때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도) 국내 주식시장 펀더멘털과 증시 유동성은 여전히 견고해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증권주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며 “구체적인 실적 수치로 기업 가치가 충분히 설명되는 종목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