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한국 원유 핵심 공급로인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국내 관련 산업계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유가는 물론 물류비 부담과 직결되는 해상·항공운임이 치솟고 있어서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유가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13일 배럴당 103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 가격은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3일 기준 두바이유 거래 가격은 배럴당 145달러에 달했다.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배럴 당 71달러) 대비 2배 넘게 올랐다. 덩달아 해운·항공운임도 껑충 뛰었다.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유조선 운임지수(WS)는 지난 12일 중동∼중국 노선 초대형 유조선(VLCC)을 기준으로 348.9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224.72) 대비 55.3나 올랐다.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3일 기준 1710.35로 지난달 27일(1333.11)과 비교해 377.24포인트 급등했다. 비상이 걸린 항공업계도 항공운임에 추가로 붙는 유류할증료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기류다. 다음 달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 가격의 경우 같은 노선에서도 이달보다 10만원 넘게 비싸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보험사가 받는 충격도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국내 해상보험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는 1조6863억원으로 파악됐다. 위험노출액이 늘면, 해당 위험이 실제로 발생했을 때 보험사의 손실 규모가 커진다. 금융당국은 대규모 보험금 지급으로 보험사의 유동성 부담이 커진다면 일반계정과 특별계정 간 자금 차입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는 다른 나라와 협력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구축 방안을 찾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4∼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에너지 안보 장관회의 및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주요 17개국 정부 관계자와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협력방안,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구축과 투자 및 파트너십 확대 등 사안을 논의했다. 일본과는 공급망 위기 공동 대응을 위한 정례 소통채널(한·일 산업통상 정책대화)도 신설했다. 양국은 세계 1∼2위 액화천연가스(LNG) 구매자로서 LNG 스와프(교환) 등이 포함된 ‘LNG 수급 협력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