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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 동의 없는 초고압 송전선로 절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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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기성동 주민 등 반발 격화
“천혜자연 마을 죽이자는 것” 주장
시의회, 16일 재검토 건의안 채택

“기성동 일대는 갑천 상류지역으로 장태산 휴양림에 요양원 등 병원도 10곳이 있습니다. 기성동 같은 천혜 자연마을에 초고압 송전선로를 건설한다는 건 마을을 죽이자는 겁니다.”   

 

지난 12일 오후 2시 대전 서구 장안동 수양원 앞에서 기성동 주민 김형식(73)씨가 목청을 높였다. 김씨는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가 진행되는 동안 건설된다는 이야기도 못들었고 누가 입지선정위원인지 알지도 못했다”며 “주민도 모르게 추진되는 ‘깜깜이 사업’에 우리의 마을을 내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초고압 송전선로가 건설되는 대전 서구 기성동 주민들이 지난 12일 오후 장안동 수양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대전 서구 제공
초고압 송전선로가 건설되는 대전 서구 기성동 주민들이 지난 12일 오후 장안동 수양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대전 서구 제공

이날 한국전력공사는 ‘신계룡∼북천안 345㎸ 송전선로’ 건설사업 주민설명회를 수양원에서 열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주민들과 대전송전탑백지화대책위원회 100여명은 설명회를 거부하고 현장 집회를 열어 송전선로 건설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주민들은 “주민 동의 없는 송전탑 건설에 반대한다”며 “정부와 한국전력은 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라고 요구했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용인 국가산단에 필요한 16GW의 전력을 끌어모으기 위해 대전과 세종·충남 등에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초고압 송전선로가 건설되는 대전 서구 기성동 주민들이 지난 12일 오후 장안동 수양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대전 서구 제공
초고압 송전선로가 건설되는 대전 서구 기성동 주민들이 지난 12일 오후 장안동 수양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대전 서구 제공

15일 대전시와 유성·서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는 유성구노은1∼3동과 진잠·학하동, 서구 기성·관저2동 7개동을 송전선로 최적 경과대역에 넣었다. 최적경과대역은 송전선로 입지 후보지 중 가장 적합하다고 결정된 지역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노선의 2~5km 내외를 설정하며 이 안에서 최종 경과지와 변전소 부지를 결정한다.

 

기성동 옆마을로 경과대역에 포함된 우명동 통장 안종환씨는 “우명동 마을도 송전탑 건설사업 입지선정회의를 8회 정도 했고 이미 금이 그려졌다”며 “오죽하면 제가 한전에 마을을 사라고 했다. 이게 말이 되냐”고 성토했다.

 

주민들은 정보 부재를 지적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주민은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가 전혀 없었다. 이젠 생존권과 건강권 투쟁”이라며 강력 반대했다. 서철모 서구청장은 이날 집회에 참석해 “주민 동의없는 사업은 절대 반대”라며 “주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조용준 대전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전기는 수도권이 쓰고 송전탑은 지역에 세우는 행태가 전국 곳곳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며 “정부가 지역을 ‘수도권 전력 창고’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고압 송전선로가 건설되는 대전 서구 기성동 주민들이 지난 12일 오후 장안동 수양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대전 서구 제공
초고압 송전선로가 건설되는 대전 서구 기성동 주민들이 지난 12일 오후 장안동 수양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대전 서구 제공

주민들과 대책위는 앞으로 주민 대응 계획과 마을 간 연계 등에 나설 계획이다. 

 

대전시의회는 16일 열리는 제29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송전선로 건설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주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서철모 구청장은 한전에 대전 도심을 통과하는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공식 반대 입장을 한전에 전달했다. 한전은 18일 대전 서구 벌곡에서 송전선로 최적경과대역 입지선정위원회 9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