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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 등 타깃 ‘허위 전세계약’으로 85억원대 사기 일당 88명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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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심사 허점 노려…2차 ‘깡통전세’ 피해 야기

정부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운영하는 전세자금 대출 제도를 악용해 수십억원을 가로챈 전세사기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LH 전세 임대주택 지원사업과 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제도를 악용해 거액을 편취한 혐의(사기 등)로 총책 등 88명을 검거해 이 중 모집책 등 5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허위 임대인과 임차인 역할을 한 나머지 83명은 불구속 송치됐다.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김광수 팀장이 16일 정부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운영하는 전세자금 대출 제도를 악용해 수십억원을 가로챈 전세사기 일당의 범행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제공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김광수 팀장이 16일 정부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운영하는 전세자금 대출 제도를 악용해 수십억원을 가로챈 전세사기 일당의 범행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제공

이들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북 지역 다세대주택을 대상으로 허위 전세계약 69건을 체결한 뒤 관련 서류를 금융기관에 제출해 전세대출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아파트 시행사 대표, 공인중개사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북 도내 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범행을 모의했다. 이들은 사회초년생인 20대 등 금전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허위 임차인으로 모집한 뒤, 총 69건의 허위 전세계약을 체결해 대출금 85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은행 온라인에서 전세 계약서와 신분증만 제출하면 비대면 심사를 통해 대출이 가능한 점을 악용해 범행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죄는 국가 정책자금 낭비에 그치지 않고 실거주자들에게 심각한 2차 피해를 입혔다. 일당은 대출을 받은 뒤 허위 임차인을 실제 거주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임대료와 이자만 납부하며 계약을 유지했다. 그사이 임대인은 비어 있는 호실에 제3자와 새로운 전세 계약을 체결해 채무가 과다한 ‘깡통전세’ 건물을 양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해당 건물에 실제 거주하던 임차인들은 추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원들이 LH 전세 임대주택 지원사업 등을 악용해 수십억원을 가로챈 전세사기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증거자료 등을 확인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제공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원들이 LH 전세 임대주택 지원사업 등을 악용해 수십억원을 가로챈 전세사기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증거자료 등을 확인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제공

경찰은 지난해 4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허위 계약서와 장부, 관련자 휴대전화, 금융거래 내역 등을 압수·분석해 다세대주택 56세대에서 이뤄진 69건의 허위 전세계약 증거를 확보했다.

 

전북경찰 관계자는 “역할별 범죄수익금 배분 구조를 확인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진행 중”이라며 “국민 혈세로 마련된 정부 보증 전세대출 제도를 악용한 범죄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