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급등하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한 가운데 레버리지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자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통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신용거래에 경고 메시지를 내놓자 증권사들도 위탁증거금률을 상향하거나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방식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날부터 원유선물 가격을 기초로 하는 상품 중 운용규모가 큰 4개 종목(KODEX WTI 원유선물인버스, KODEX WTI 원유선물, TIGER 원유선물인버스, TIGER 원유선물Enhanced)에 대해 위탁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상향했다. 증권사는 적은 금액으로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선물거래 특성상 시장 과열 우려가 커지면 보증금 성격의 증거금률을 높여 위험을 통제한다.
해당 조치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관련 상품의 가격과 거래량이 급변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들 4개 종목의 일일 거래대금은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 41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날 기준 약 1500억원으로 30배 이상 증가했다. 10일에는 일일 거래대금이 2355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유가 하락에 투자하는 KODEX WTI 원유선물인버스와 TIGER 원유선물인버스는 지난달 말 이후 현재까지 각각 36.42%, 36.38% 하락한 반면 유가 상승에 투자하는 KODEX WTI 원유선물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는 각각 53.59%, 60.51% 상승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코스닥 시장 상승세가 가팔라지던 지난달 27일에도 코스닥150 파생상품 증거금률을 8.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유지증거금률은 15.6%, 위탁증거금률은 23.4%로 높아졌다. 당시 코스닥지수가 장중 1200선을 넘어서는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자 파생상품 거래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했다.
금융당국이 신용융자 급증에 따른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면서 주식시장 전반의 신용거래 증가에 대응하는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네 차례에 걸쳐 위탁증거금률을 단계적으로 상향했다. 1월 중순까지는 대부분 종목에 20~60% 수준의 위탁증거금률이 적용했는데, 현재는 전체 1244개 종목 가운데 93.3%에 해당하는 종목의 증거금률이 100%로 올라갔다. 증거금률이 100%인 종목은 신용대출과 만기 연장이 불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