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고위급 협의를 진행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등 미국 측 대표단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비롯한 중국 측 대표단은 15일(현지시간)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만나 6시간 이상 회담을 진행했다고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양측은 이튿날인 16일에도 만나 협상을 이어갔다.
이후 중국 측 대표단은 “미국과 관세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첫날 회담이 끝난 뒤 분위기나 구체적 논의 내용에 대해 밝히지 않았으며, 중국 측 당국자들도 기자들에게 아무 발언 없이 회담장을 떠났다. 다만 이번 협의 내용에 정통한 2명의 소식통은 이번 회담이 “주목할 만하게 차분했고, 솔직하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검토할 수 있는 농업, 핵심광물, 무역 관리 분야의 잠재적 합의 분야를 다뤘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 측이 향후 3년 동안 매년 2500만t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겠다는 기존 약속을 포함해 가금류, 쇠고기, 대두 외의 곡물 등 미국 농산물의 추가 구매에 개방적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특히 양국 간 무역 및 투자를 관리할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등 새로운 공식 메커니즘 설립이 논의됐으며, 이를 미·중 정상회담에서 검토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무역위원회의 논의가 좀 더 진전됐으며, 양국이 각자의 국가안보나 핵심 공급망에 대한 훼손 없이 균형 잡힌 방식으로 무역을 확대할 수 있는 제품과 분야를 찾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 측은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산 핵심광물 공급 문제와 함께 미 항공우주 산업의 제트 엔진 터빈 등에 사용되는 핵심광물인 중국산 이트륨 공급 부족에 관한 우려를 제기했다. 또 미국은 중국이 보잉 항공기와 미국산 석탄·석유·천연가스 구매를 늘리기를 희망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이번 협의는 지난달 20일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한 뒤 양측이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다.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호르무즈해협 봉쇄 문제도 이번 협상에서 거론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