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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잇단 동행 김여정… 권력 위상 변화 주목 [북*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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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하는 주요 공개 일정에 잇따라 등장하면서 정치적 위상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 부장이 김 위원장과 순천지구 청년탄광연합기업소 천성청년탄광에 마련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선거장에서 전날 투표한 후 탄광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는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에 해당한다. 북한 헌법상 최고 주권 기관인 최고인민회의의 대의원을 뽑는 자리는 체제 지지를 확인하는 정치 행사다. 이런 자리에서 김 부장이 김 위원장과 등장한 것은 권력 핵심 인물로 꼽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총무부장’ 직책 확인…총 수여로 신임 과시

 

김 부장은 지난달 27일 김 위원장이 군 지휘관들에게 신형 저격수보총을 전달한 행사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장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 직책이 확인됐다.

 

지난달 열린 9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 부장이 국무위원에 진입한 사실은 발표됐지만, 구체적인 직책이 공개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총무부는 당 중앙위원회의 각 전문 부서 업무를 총괄·조정하고 자금 운영 등 당 행정 전반을 관리하는 핵심 실무 부서로 평가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왼쪽 아래 두번째)이 11일 권총 등 휴대용 경량 무기를 생산하는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군수공장 실내 사격장에서 주요 간부들과 함께 신형 권총을 사격하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왼쪽 아래 두번째)이 11일 권총 등 휴대용 경량 무기를 생산하는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군수공장 실내 사격장에서 주요 간부들과 함께 신형 권총을 사격하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무엇보다 이날 김 위원장이 직접 신형 총을 수여한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북한에서 ‘총대’는 단순한 무기가 아닌 권력을 뜻하는 정치적 상징이다. 지도자가 총을 수여하는 행위는 신임을 표시하고, 군사 권위를 부여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부장은 군 간부가 아닌 당 간부임에도 총 행사에 참여해 사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부장은 총무부장직에 오른 뒤에도 한·미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Freedom Shield)’를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하는 등 대남 메시지를 담당하고 있다. 김 부장은 과거부터 선전선동부 간부를 맡아 북한의 대남 메시지를 전달하는 핵심 인물로 활동해 왔다.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직접 지시하는 성명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권력 관리자’ 부상?…후계 관리 역할 관측

 

당 운영 실무의 정점인 총무부장에 임명되고, 김 위원장과 함께하는 모습이 연이어 노출되면서 김 부장이 실질적인 통제력을 갖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혈육이 당 운영 핵심 부서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김 부장이 권력 전면에 등장했다가 후계 논란으로 물러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인사를 후계 구도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오른쪽)이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순천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천성청년탄광에 마련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선거 선거장에 방문해 주요 간부들과 이동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오른쪽)이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순천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천성청년탄광에 마련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선거 선거장에 방문해 주요 간부들과 이동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뉴스1

김 부장의 위상이 주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에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정치국 후보위원을 맡으며 대남·대미 담화를 직접 발표하는 등 존재감을 키운 바 있다.

 

이승열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난해 4월 낸 보고서 ‘북한 엘리트 내 권력구조의 변화와 시사점’에서 “최룡해 비공식조직의 영향력 확대는 권력 내부의 견제를 불러왔으며, 백두혈통 김여정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임명되면서 최룡해 견제가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었던 최룡해의 영향력이 커지자, 김 위원장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김 부장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김 부장의 역할 확대가 맞물리면서 후계자 논란이 불거지고,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김 부장의 직책이 축소됐다. 김 부장이 실권을 쥐면 후계자 논란이 따라올 만큼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혈육인 김 부장을 실무 정점에 배치한 것은 후계 구도의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려는 중장기적인 포석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