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우여곡절 끝에 5선 도전에 나선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지도부에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인적 쇄신 등을 요구하며 후보 등록을 미뤄 왔지만, 결국 당의 재재공모에 응하기로 한 것이다. 오 시장의 출마 선언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구도도 한숨 돌리게 됐지만, 지역별 공천을 둘러싼 내홍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혁신 공천’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 시장은 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감과 선당후사 정신으로 서울시장 후보에 등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출마를 선언한 오 시장과 박수민 의원을 비롯해 윤희숙 전 의원과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 등 총 6명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앞서 오 시장은 장동혁 대표에게 혁신 선대위 출범과 윤민우 윤리위원장·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박민영 미디어대변인 등의 경질을 요구하며 두 차례 후보 공모기간 동안 등록을 하지 않았다. 유력한 현역 후보인 오 시장에 대한 출마 여론이 높아지자 결국 이날 오후 6시 마감을 세 시간 앞두고 후보등록에 나섰다.
오 시장은 지도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안타깝게도 장 대표와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며 “오히려 극우 유튜버들과도 절연하지 못한 채 당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지도부의 모습은 최전선에서 싸워야 할 수많은 후보와 당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무능을 넘어 무책임”이라고 날을 세웠다.
오 시장은 “최전방 사령관의 마음으로 이 전장에 나선다”며 “장동혁 지도부가 혁신 의지를 포기한 채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서울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이 출마의사를 밝히자 이 공관위원장은 “매우 반갑고 환영할 결단”이라며 반색했다.
오 시장의 출마 선언에 앞서 서울 강남을에 지역구를 둔 초선 박수민 의원도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박 의원은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거쳐 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를 지낸 ‘경제통’이다. 박 의원은 “우리 당의 무기력함과 지루한 국면을 출마로 깨겠다”며 “보수의 부활과 혁신을 자신의 출마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도 서울 마포구에서 ‘맘(Mom)편한특별위원회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과 박 의원이 공천을 신청한다는 말씀을 들었다. 멋진 경선을 치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오 시장이 요구한 혁신 선대위 출범과 관련해 “통상 선거에서 총선이든 지선이든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쯤에 선대위가 출범한다”며 “공천을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하고 후보들이 함께 뛰면서 지선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이기는 선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진통이 일단락된 가운데 공관위는 컷오프(공천배제)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던 부산시장 후보를 놓고 박형준 현 부산시장과 주진우 의원 간 경선을 열기로 했다.
전날 공관위 회의에서는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주 의원을 단수 공천하는 방안을 두고 공천위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발생하며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도 공관위에 경선을 요구하는 등 당 안팎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부산지역 의원들은 장 대표와 만나 박 시장 컷오프를 반대하는 의견을 전달했고 결국 공관위는 하루 만에 경선 방침을 내놨다.
다만,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등 다수의 중진 의원들이 출마한 대구시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컷오프 가능성이 남아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역 중 처음으로 컷오프된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구속 위기에 처했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청탁금지법 위반∙수뢰후부정처사 혐의로 김 지사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4월과 6월 국외 출장을 앞두고 도내 체육회 관계자 3명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총 1100만원을 출장 여비 명목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지사는 “나는 떳떳하고 결백하다”며 컷오프된 것과 관련해선 “가처분 신청 등 모든 방법을 다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관위가 추가 접수에 나선 충북지사 후보에는 충북정무부지사를 지낸 청주 출신의 김수민 전 의원이 지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