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판 엔비디아(K엔비디아)’ 육성을 위해 5년간 50조원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에 투입한다. AI 추론 영역에서 부각되고 있는 신경망처리장치(NPU)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 AI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국민성장펀드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민관 합동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저전력·고효율이 강점인 국산 NPU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현재 AI 시장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의존도가 높지만 GPU의 막대한 전력 소모와 비용 문제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리벨리온, 퓨리오사AI, 하이퍼엑셀, 딥엑스, 모빌린트 등 국내 주요 AI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해 제품 양산 시점을 앞당기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올해 10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AI와 반도체 분야에 우선 공급한다. 초기 인프라 구축 단계부터 운영·유지 단계까지 기업 성장 주기에 맞춘 단계별 투자 전략을 실행한다. 지원 범위는 설계(팹리스)뿐만 아니라 생산(파운드리)과 후공정(패키징)을 아우르는 공급망 전반을 포함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AI 산업은 초기 인프라 구축 단계의 대규모 투자뿐만 아니라 운영 과정에서의 주기적인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와 시장 확산에 따른 스케일업 투자까지 장기간의 자금 투입이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 정부의 AI 정책 준비도가 상대적으로 잘 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전략 컨설팅 기관 ‘옥스퍼드 인사이트’가 지난 1월 발간한 ‘2025 정부 AI 준비도 지수’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76.9점을 받아 글로벌 5위, 동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평균(42.5점)과 동아시아 평균(50.32점)을 훌쩍 넘는 수치다. 해당 기관은 전 세계 195개국 정부를 대상으로 AI로 공익을 창출할 역량을 분석했다. 미국이 88.36점으로 가장 높았고, 프랑스와 영국, 네덜란드 등 순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