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10명 중 3명은 긴 글을 10분 이상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숏폼 시청은 일상화해 우리 학생들의 뇌 건강을 악화하고 있다. 전문가는 “숏폼 시청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입시정보업체 진학사는 지난달 2∼11일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18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길게 읽어야 하는 글을 10분 이상 집중해서 읽는 것이 힘들다고 느낀 적이 많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 3525명 중 22.2%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매우 그렇다’고 답한 학생도 8.4%에 달했다. ‘아니다’(26.0%)나 ‘전혀 아니다’(15.0%)라는 답은 41.0%에 그쳤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지문이나 교과서와 같이 긴 텍스트를 읽고 분석해야 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학습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진학사는 글 읽기에서 집중력 저하 현상이 고등학생들의 일상화된 숏폼(짧은 영상) 시청 습관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의 57.9%가 ‘특별한 목적 없이 습관적으로 숏폼 앱(유튜브 쇼츠, 릴스 등)을 켠다’고 답했다.
또 스스로 숏폼 시청 시간을 절제할 수 있는지 묻는 말에는 전체의 78.4%가 ‘본인 의도보다 오래 시청하게 된다’고 밝혔다. ‘원할 때 멈출 수 있다’는 응답은 20.1%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는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실시한 ‘청소년의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여가부 조사에 따르면 초등생의 무려 88.9%가 숏폼 콘텐츠를 본다고 응답했다. 이어 TV 방송(88.7%), 인터넷 개인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87.7%)가 뒤를 이었다.
중학생과 고교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는 인터넷·모바일 메신저였고 숏폼 콘텐츠는 2위였다.
어릴 때부터 숏폼 콘텐츠를 자주 시청하면 인내심이 부족하거나 의사소통 능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뇌 발달은 사춘기가 지나야 완성되는데, 아직 뇌가 발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하게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지면 ‘짧은 쾌락’에 빠질 수 있다.
또 전문가는 이런 현상을 두고 ‘팝콘브레인’의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팝콘브레인은 팝콘에 열을 가하면 톡톡 터지듯 강렬한 자극에만 뇌가 반응하고 일상생활에는 무감각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숏폼 중심의 미디어 이용이 늘어나면서 뇌가 짧고 강한 자극에만 익숙해지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고등학생들이 학습 집중력을 회복하려면 교과서, 신문 기사 등 긴 글을 끝까지 읽어내는 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