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8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앞두고 경찰이 공연장 일대의 집회를 잇달아 제한하고 있다.
1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최근 이달 16∼21일 엿새간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시민단체들에게 제한 통고를 내렸다.
경찰은 제한 통고서에서 "(BTS 공연으로) 인파 밀집에 따른 압사와 낙상 등 안전사고가 일어나 공공 안녕질서에 직접적 위협이 발생할 우려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지난달 12일 서울경찰청에 '안전사고 예방과 교통질서 유지를 위해 16일부터 공연 이튿날인 22일까지 공연장 주변 집회와 시위를 금지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당초 행사 당일인 21일 보신각 앞에서 '돌봄노동자대회'를 열고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경찰의 불허로 행진을 취소했다.
대신 오후 2시 공연장에서 1㎞ 떨어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500명 규모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
매주 토요일 광화문광장 주변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이어온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이번 주 집회를 쉬어가기로 했다.
같은 날 검찰·사법개혁 촉구 집회를 주최하는 진보 단체 촛불행동도 집회 장소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촛불행동은 지난 14일 직전 집회를 경복궁역 앞에서 열었다.
촛불행동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서초동과 국회 앞 등을 포함해 집회를 어디서 열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BTS 공연과 검찰개혁 법안의 본회의 상정 등을 고려해 집회 장소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 광화문광장에서 소규모 기자회견을 예정했던 단체들도 서울시의 공연 준비를 이유로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고 잇달아 장소를 옮기고 있다.
경찰의 집회 제한이 과도하게 넓은 범위로 이뤄져 민주사회의 기본권인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은 매주 수요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시위'(수요집회)를 여는 정의기억연대에 집회를 자제해달라고 지난달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기억연대가 수요시위를 여는 옛 일본대사관 앞은 공연장에서 300여m 떨어져 있다.
정의연은 '집회 장소가 공연장과 상당히 거리가 있고 매주 열어온 평화 집회를 막을 근거가 없다'며 반발한 끝에 이날 집회를 정상적으로 치렀다.
민주노총 관계자도 "공연을 앞두고 인파가 몰려 혼잡할 수 있다는 경찰의 우려도 일정 부분 이해한다"면서도 "거의 일주일을 통째로 집회를 제한하는 건 과도한 조처"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시민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일방적으로 제한하기보다는 안전 관리 등과 균형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앙대학교 이병훈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BTS 공연이 세계적 이벤트라는 이유로 헌법적 권리를 강제로 통제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며 "행정당국이 집회 주최 측에 양해를 구하고 조율해 최소한으로 권리를 제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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