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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미사일 기지에 ‘벙커버스터’ 폭격… 호르무즈 뚫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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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중부사령부 작전 공개

2.3t급 관통탄 여러 발 투하
CNN “3주간 추가공격” 관측
천연가스 시설도 ‘이’ 폭격받아

이란, 텔아비브에 집속탄 공격
8國과 위안화 거래 조건으로
유조선 등 선박 통과 협의 나서

미국이 이란의 봉쇄로 고유가의 원인이 되고 있는 호르무즈해협 ‘뚫기’에 나섰다. 동맹국이 파병 요청에 부정적 기류가 강하자 미군은 해협 인근의 미사일 기지를 타격하며 안전 확보에 나섰다. 일부 국가는 유조선을 통과시키기 위해 이란과 거래하거나, 원유 수출선을 아예 서쪽의 홍해로 옮기는 등 해협 봉쇄 장기화를 대비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 EPA연합뉴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 EPA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을 수행 중인 미국 중부사령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를 통해 “미군은 호르무즈해협 인근 이란 해안을 따라 있는 견고한 이란 미사일 기지에 5000파운드(약 2.3t)급 지하 관통탄 여러 발을 성공적으로 투하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이들 기지에 배치된 이란의 대함 순항미사일은 해협을 통과하는 국제 해운에 위협이 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하 관통탄은 토양이나 암석, 철근 콘크리트 등을 깊이 관통한 뒤 지하시설까지 침투해 목표물을 파괴하도록 설계된 무기로, ‘벙커버스터’로도 불린다. 미군은 지난해 6월 이란 내 주요 핵시설 3곳을 파괴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에서도 3만파운드(13.6t)에 달하는 초대형 벙커버스터를 투하하며 지하 핵심 시설을 파괴했다. CNN은 분석가를 인용해 “미군은 향후 3주 동안 이란에 추가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이란 남서부 아살루예주의 대규모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도 이스라엘의 미사일 폭격을 받았다. 해당 시설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에서 뽑아낸 천연가스를 정제하는 곳이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이란 천연가스 시설이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폭발음이 단지 곳곳에서 여러 차례 들렸으며,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알렸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국이 이번 공습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9일 이스라엘에 이란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이란은 중동 국가를 공격하며 맞섰다. 특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다탄두를 장착한 중거리탄도미사일 ‘코람샤흐르’와 ‘카드르’로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겨냥했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집속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탄두 안에 수십에서 수백 개의 자탄이 폭발하는 무기로, 무차별적 살상력 때문에 일명 ‘악마의 무기’라 불린다. 이날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조직은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공격했다.

 

이란, 이라크 美대사관 공격 ‘맞불’ 17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이 드론과 로켓에 피격돼 불타고 있다. 한 보안 소식통은 “드론 3대와 로켓 4발이 대사관을 공격했고, 이 중 드론 최소 1대가 대사관 내부에 추락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 단지는 규모가 큰 미국 외교 시설 중 하나로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수차례 공격받고 있다. 바그다드=AFP연합뉴스
이란, 이라크 美대사관 공격 ‘맞불’ 17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이 드론과 로켓에 피격돼 불타고 있다. 한 보안 소식통은 “드론 3대와 로켓 4발이 대사관을 공격했고, 이 중 드론 최소 1대가 대사관 내부에 추락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 단지는 규모가 큰 미국 외교 시설 중 하나로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수차례 공격받고 있다. 바그다드=AFP연합뉴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손해를 배상해야 종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보도된 알자지라 방송에서 “모든 전선에서 전쟁이 끝나고 이란이 입은 손해가 보상되는 등 우리 조건을 충족하는 종식 방안이 있다면 기꺼이 경청하고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국가는 유조선을 통과시키기 위해 이란과 거래에 나서는 모습이다. CNN은 이란이 위안화로 거래되는 선박을 통과시켜주는 조건으로 8개국과 협의 중이라고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8개 국가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이 일부 선박의 항행을 허용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해상 정보업체 윈드워드는 전날 이란 국기를 달고 있는 선박을 제외하고 8척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 관계자는 “중국·인도 등의 선박이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라비아반도 서쪽의 홍해를 통해 원유를 수출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에너지컨설팅회사 크플러에 따르면 홍해 연안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주요 수출항인 얀부 항구의 이달 일일 원유 선적량은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자치정부(KRG)는 이라크 쿠르디스탄 자치구를 거쳐 튀르키예 제이한항구로 석유를 수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