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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금지·코스닥 1·2부 분리… 단기부양 넘어 체질 개선 [자본시장 개혁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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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대 개혁 내용은

주가조작 2호사건 제재절차 착수
불공정거래 엄단·동전주 시장퇴출
기초체력 강화로 시장질서 확립

코스닥 프리미엄·스케일업 분리
150조 국민펀드로 모험자본 공급

정부가 18일 밝힌 자본시장 정상화 방안은 단기적인 주가지수 부양에서 벗어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데 방점이 있다. 대외 변수에 취약하고 특정 산업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질적 성장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불공정거래 엄단과 중복 상장 금지로 시장 질서와 주주 권리를 회복하고, 코스닥 시장 개편과 결제 주기 단축 등을 통해 자본시장 본연의 기능인 혁신 자금 공급과 투자 접근성을 대폭 끌어올려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을 시장질서 확립, 주주가치 제고, 자본시장 혁신, 투자 접근성 확대라는 네 가지 핵심축으로 제시했다.

 

장동민 오늘은 단타고수로 간담회에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단타(단기 매매) 고수’로 알려진 개그맨 장동민씨(왼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과 준비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장동민 오늘은 단타고수로 간담회에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단타(단기 매매) 고수’로 알려진 개그맨 장동민씨(왼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과 준비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주가조작 뿌리 뽑기부터”

 

시장질서 확립의 첫 단추는 불공정거래 근절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주가조작근절 합동대응단’을 출범시켜 대형 시세조종 사건(1호)과 증권사 임직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2호) 등을 적발해 제재절차에 착수했다. 당국은 올해 대응단 인력을 증원하고 특별사법경찰의 인지수사권과 통신조회권 등 수사권한을 강화해 불공정거래 감시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장기간 실적이 부진한 부실기업이나 소위 ‘동전주’를 증시에서 신속히 퇴출시켜 시장의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환원 확대는 ‘디스카운트’ 요인을 제거하는 수단이다. 정부는 모회사가 핵심 사업 부문을 떼어내 자회사로 상장하는 ‘중복 상장’을 엄격한 심사를 통해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분명히 알토란 같은 주식을 샀는데 어느 날 알맹이는 쏙 빠지고 껍데기만 남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우리 지배구조의 병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장 규정을 개정해 중복 상장 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업종별 하위 기업에 대한 명단 공개와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유도,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등을 통해 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기업의 청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의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비정상적인 구조를 타파하고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론 동일 업종 내 PBR 하위 20%에 2개 반기 연속 해당하는 기업은 거래소 밸류업 홈페이지에 명단을 공개하고 종목명에 ‘저PBR’ 태그를 붙여 자발적 개선을 압박한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5640.48)보다 126.62포인트(2.24%) 상승한 5767.10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36.94)보다 19.52포인트(1.72%) 오른 1156.46에 거래를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93.6)보다 6.6원 내린 1487.0원에 출발했다. 뉴시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5640.48)보다 126.62포인트(2.24%) 상승한 5767.10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36.94)보다 19.52포인트(1.72%) 오른 1156.46에 거래를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93.6)보다 6.6원 내린 1487.0원에 출발했다. 뉴시스

◆코스닥은 1·2부로 분리

 

정부는 기업 규모와 성장 단계가 혼재돼 투자 판단 기준이 모호했던 코스닥 시장을 1부와 2부로 분리하는 구조 개편에 나선다. 성숙한 혁신기업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과 성장 중인 스케일업 기업 중심의 리그로 나누어 시장의 역동성을 높이고 유망 산업으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하겠다는 목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코넥스와 코스닥, 코스피 시장이 차별성을 바탕으로 기업 성장을 지원해 혁신기업이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메가 성장 투자와 초대형 증권사의 모험자본 신규 공급을 통해 혁신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한다.

 

개인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결제 시스템도 개편한다. 주식을 매도한 뒤 이틀 뒤 대금을 지급받는 현행 결제주기(T+2)를 주요국 흐름에 맞춰 단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정부의 체질 개선 방향에 공감하며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토론에 나선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주식시장의 단기적 리스크에 강박이 없어야 증시가 안정화될 수 있다”며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 등 획기적인 이정표가 마련된 만큼, 새 제도들이 시장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일관된 메시지를 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