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계엄 이후 개점휴업을 이어오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새롭게 출범한다. 경사노위는 인구 구조 변화, 인공지능(AI) 전환 대응 총 7개 의제를 선정해 사회적 대화를 이뤄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경사노위는 19일 새 정부 출범 뒤 첫 본위원회를 개최했다. 회의에서 노사정 대표는 ‘인구 구조 변화와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 등 7개의 특별·의제별·업종별 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대화 2.0’ 시대가 열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비대면 방식으로 공론화 띄운다
특위로 추진되는 인구구조 변화와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는 세대 상생과 생애주기 일자리 안정, 일자리 양극화 해소 등의 문제를 폭넓게 다룬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고, 공론화 방식을 도입해 국민 목소리가 직접 반영되는 첫 사회적 대화 사례로 운영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공론화 방식은 특위 출범 뒤 정해진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전날 설명회에서 “대면뿐 아니라 온라인 방식도 검토 중이며, 지역 권역별 토론회나 타운홀 미팅, 시나리오 워크숍 등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의제별 위원회는 총 5개로 △AI 전환에 따른 노사 상생 위원회 △청년 일자리 희망 위원회 △소규모 사업장 산재예방 실효성 제고를 위한 산업안전보건 위원회 △노사관계 제도 발전 위원회 △공무원·교원 노사관계 제도개선 위원회이이며, 업종별위원회는 △석유화학산업 불황에 따른 지역 고용·경제 지원 위원회로 구성됐다. 업종별 위원회에서는 지역 특화 산업 불황에 따라 고용 위기를 겪는 여수 등 지역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대책을 논의한다. 향후 타 지역특화산업 등 업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우수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본위원회 뒤에는 청와대 충무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는 노동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처럼 대통령이 경사노위 새정부 1기 출범식에 참여하는 건 문재인정부 때인 2018년 12월이 마지막이다.
토론회에서는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정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각가각 노동과 기업 시각으로 본 양극화 진단과 해소 방안을 발제했다. 이어 대통령과 경사노위 위원 16인, 청와대 주요 수석 등이 참여하는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전 과정은 KTV와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됐다.
◆“위기 극복에 한뜻”
이후 노사정 대표자들은 ‘전환기 위기 극복, 격차 해소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사정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은 노동 양극화 해소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다짐하고, 복합 대전환의 위기 앞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는 상생 의지가 담겼다. 노사정 대표자들은 “정례 만남을 갖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계를 대표해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은 노사정 협치를 재구축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회적 대화 2.0’에 적극 참여하겠단 의지도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산업별·지역별 의제 확장과 초기업 교섭 강화,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실질소득 개선 등 노동 현장의 과제가 충실히 논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산업전환과 AI 도입 과정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고용안정을 지키고, 사회 전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법 모색에도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취임 당시 ‘삼고초려’하겠다고 한 민주노총의 참여는 이뤄지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복귀하지 않고 있다. 관련해 김 위원장은 “당장 (민주노총을) 못 모시는 것은 아쉽고, 다시 때를 기다리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대화의 문도 계속 열어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사노위의 발걸음이 회의실에만 머물러선 안 되고 공론의 장이 열리는 데는 어디든 갈 것”이라며 “대화 형식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