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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기장 "피해자는 부기장 평가와 무관…카르텔 주장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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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외부 항공 신체검사 통과 못 한 뒤 자진 퇴사…경찰 "정신 병력 확인"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하는 등 동료 4명을 살해하려고 계획했던 '기장 살인사건'과 관련해 해당 항공사 동료 기장들은 "숨진 기장은 피의자와 비행을 몇 번 한 것 외에는 특별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현직 항공사 기장 A씨는 1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찰서로 압송되는 항공사 기장 살해 피의자. 연합뉴스tv 제공
경찰서로 압송되는 항공사 기장 살해 피의자. 연합뉴스tv 제공

기장 A씨는 이 사건 피의자인 부기장 김씨와 비행 경험과 조종사 정기 평가를 함께 받았던 경험이 있고 살해당한 기장과도 인연이 있는 사이다.

A씨는 "김씨가 2022년 3월 국내선 비행을 함께 한 적이 있고 2020년에는 시뮬레이터 비행(평가)도 함께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이상함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가 2022년 중반 정기 비행 평가에서 한차례 떨어지고 추가 교육 후에 재합격했는데 그 이후 김씨에게서 피해망상 조짐이 있었다는 동료들이 여럿 있었다"고 덧붙였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기 평가에서 불합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김씨는 교육을 이수해 정기 평가에 재합격한 뒤 돌연 2년 가까이 병가를 냈고 2024년 항공신체검사에 통과하지 못한 뒤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항공신체검사는 항공 안전법이 정한 신체조건에 부합하는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항공전문의가 확인하는 제도다. 검사에 통과하면 일명 화이트카드(항공신체검사 증명서)가 나온다. 화이트카드가 없으면 복직은 가능하지만, 비행을 할 수 없다.

일각에서 김씨가 평가에 불만을 품고 공군사관학교 선배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의혹에 대해 A씨는 "고인이 김씨의 직속상관도 아니었고 평가하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며 김씨가 맡고 있는 보직 또한 A씨와 크게 관계가 없어 비행을 몇 번 같이한 일반적인 사이였다"고 증언했다.

이어 "비행 중에 일어난 일은 당사자들만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단언컨대 고인은 절대 폭언을 하거 갑질 등 강압적인 수단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고 주변 동료들도 모두 그렇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각종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돌아가신 기장을 욕되게 하는 글들을 보며 마음이 아프다"며 "이 부분은 꼭, 바로 잡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가 주장한 공군사관학교의 카르텔도 동료들은 현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A씨는 "조직 내에 사관학교 조종사 출신이 크지 않고 보직 조종사들이 전부 공군 조종사 출신이 아니다"며 "김씨 왜 공군사관학교 카르텔 이야기를 꺼냈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장 B씨도 "과거와 달리 공사 출신 기장이 많이 없다"며 "공사 선배들이 자기를 끌어줄지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피해망상이 있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경찰 수사와 조종사 동료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김씨가 평가 시스템이나 조직의 불합리한 문제로 범행을 계획했다기보다는 피해자들과의 개인적인 관계나 정신병력이 직접적인 범행 동기였을 가능성이 높다.

김씨가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던 4명도 공군사관학교 출신이라는 것 외에 뚜렷한 공통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의 정신 병력 등을 확인하는 한편 범행 대상으로 지목한 기장들에 대한 공통점 등을 파악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