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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300미터 심해 속 패권 다툼… 더는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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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핵추진잠수함/문근식/ 플래닛미디어/ 3만원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형 핵추진잠수함(K-SSN)의 건조 승인(동의)과 이를 위한 핵연료 공급에 관한 전격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오랜 염원이자 반세기 숙원이었던 핵추진잠수함 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문근식/ 플래닛미디어/ 3만원
문근식/ 플래닛미디어/ 3만원

이번 합의는 단순히 하나의 무기체계를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와 기대와 별개로 “왜 우리에게 핵추진잠수함이 필요한가”, “왜 굳이 핵추진잠수함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해군사관학교 35기로 한국 해군이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던 초기부터 참여했던 문근식 박사가 핵추진잠수함을 비롯한 디젤잠수함의 변천사와 지정학적으로 한국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해상력 변화, 그에 따른 핵추진잠수함의 필요성,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의 추진 방향 등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핵추진잠수함의 필요성에 대해 21세기 세계 안보 질서의 중심이 지상과 공중을 넘어 ‘수심 300미터 아래’의 심해 영역으로 이동했음을 강조한다. 특히 한반도 주변 해역은 매년 3∼4척의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며 미 해군에 버금가는 전력을 구축 중인 ‘중국’, 태평양 함대에 최신형 핵추진잠수함을 지속 배치하며 지배력을 강화하는 ‘러시아’, 매년 최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며 22척 체제를 유지 중인 ‘일본’, 그리고 핵탄두 탑재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현실화한 ‘북한’까지 가세하여 경쟁적으로 수중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핵추진잠수함이 적의 도발을 원천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임을 강조하며, 핵추진잠수함 도입이 가져올 해군력의 근본적 체질 변화에 주목한다.

전 세계 물류와 에너지 공급망의 95%가 지나는 바다를 장악하는 자가 전략적 주도권을 쥐게 되며, 누구에게도 감시받지 않고 무제한 잠항이 가능한 핵추진잠수함만이 적에게 ‘감당할 수 없는 보복’의 공포를 심어주어 전쟁을 억제하는 ‘보이지 않는 방패’이자 ‘국가 전략무기’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더불어 저자는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사업 성공 모델’로 대통령 직속의 ‘범정부 통합 사업단(PMO)’ 구성을 강력히 제안한다.

핵추진잠수함은 국가 방위산업 역량이 총결집돼야 하는 ‘초국가적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대통령 책임하에 범부처 차원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기구만이 정권교체 등 정치적 환경 변화와 관계없이 10년 이상의 장기사업을 안정적으로 견인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한 나라가 반세기 동안 ‘할 수 없었던 일’을 마침내 ‘할 수 있는 일’로 바꿔 가는 과정의 기록으로, 그 전환이 가능해진 지금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를 묻는 책”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