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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결 구도서 ‘체제 존중’으로… 한반도 공동성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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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5차 계획 다른 점은

정동영 “남북관계 장기 경색국면
獨처럼 상호 인정하며 이익 공유”
北 설득 긴장완화 대북의지 반영
비핵 내세운 尹정부와 정책 차별화
전문가 “사실상 두 국가 접근법”

정부가 19일 심의한 5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은 남북한 화해·협력에 기초한 ‘한반도 평화공존’을 비전으로 제시해 북한을 압박하는 ‘비핵’을 앞세웠던 직전 기본계획과 차별화했다. 2023년 ‘책임 있는 핵보유국’임을 헌법에 명문화하고,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한반도 정세를 급격히 대결구도로 밀어넣은 북한을 설득해 긴장을 완화하겠다는 이재명정부의 대북정책 의지가 반영되면서 기본계획의 방향과 내용도 전면 조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이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 주재로 제1차 남북관계발전위원회에서 5차 기본계획을 심의했다. 기본계획은 5년마다 새로 수립하는 것이지만, 2023년부터 이행해 온 4차 기본계획은 조기에 종료시켰다. 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20년 전 남북관계발전법을 만들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지만 지금은 남북관계가 폐허가 됐다”며 “한국 정치의 실패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관계 장기 경색 국면을 윤석열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며 “이재명정부의 평화공존 정책과 기조가 중동의 전쟁상황이 한반도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의한 5차 기본계획은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재정립한다”는 기본 방향을 갖는다. 목표와 추진 원칙에 공존, 공동성장,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 체제 존중을 전제로 한 적대행위 불추진 등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이는 윤석열정부 당시인 2023년 11월 확정된 4차 기본계획이 비핵을 전면에 내세우며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구상한 것과 차별화된다. 목표로는 △‘담대한 구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 △원칙과 상호주의에 입각한 남북관계 정립 △국민과 국제사회가 함께 하는 평화통일 토대 마련을 설정했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정치·경제·군사적 분야를 포괄하는 상응 조치를 단계적으로 제공한다는 윤석열정부 대북 로드맵이다. 남북 간 대화·교류가 단절되고 북한의 협상 유인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협상 참여를 전제한 접근이란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북한은 2023년 4월7일부터 군 통신선 정기 통화에조차 응하지 않았고 같은 해 9월부터는 대러 군수물자 수출을 본격화해 군사·경제적 여건을 개선해왔기 때문이다. 4차 기본계획 추진 원칙도 △일체의 무력도발 불용 △호혜적 남북관계 발전 △평화적 통일기반 구축으로 ‘체제 존중’을 앞세운 5차 기본계획과는 방향과 우선순위가 완전히 다르다.

정 장관이 통일부 입장이 될 것이라 밝힌 ‘평화적 두 국가’는 기본계획에 명시되지 않은 점은 눈길을 끈다. ‘두 국가’가 명시될 경우 ‘정부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냐’는 등의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헌법은 ‘한반도와 부속 도서를 영토로 한다’는 조항에 근거해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부가 ‘두 국가’를 공식화하면 위헌 논란뿐 아니라 한반도 분단 상태를 장기적으로 고착화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평화적 두 국가’ 제외에 대해 “정부가 명시적 접근과 전략적 접근에 차이를 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우리가 이미 지나온 남북 유엔 동시가입 실현과 현재 우리나라 공식 통일 구상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역시 사실상 두 국가 접근법”이라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기본계획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 관계로 전환한다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의 정식명칭이 ‘독일연방공화국’과 ‘독일민주공화국’의 관계에 관한 기본조약이라는 점을 들며 “독일 사람들은 상호 주권, 그리고 국가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특수관계 속 민족 내부 거래라는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이중적 원칙으로 명분과 실리 모두 챙기는 실용적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